▶ 30대 - 60대 - 90대
▶ 어버이날 맞아 어머니 사랑 나눠
오렌지카운티 라구나니겔에 살고 있는 한인 박영실(65)씨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현선(38, 라구나니겔 거주)씨는 "아들 조나단(생후 21개월)을 낳아 키우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들의 관계는 모녀. 이들은 7일 터스틴 소재 터스틴 한인양로병원을 방문, 한재숙 할머니(91)를 만났다. 할머니는 박영실씨의 친정 어머니이니 현선씨에게는 외할머니다. 이 날은 한국에서 어버이날로 지켜지고 있다.
얼마 전에 만났던 이들이 다시 찾아준 것이 좋기만 한 듯 할머니의 얼굴에 함박꽃이 폈다. 류머티스 의사인 손녀에게 "별일 없지" 묻고는 그녀로부터 증손자 조나단을 받아 안은 할머니는 연실 싱글벙글이다. 이들은 이 날 조나단의 재롱을 지켜보며 옛날 이야기를 해가면서 웃음바다를 이루었다.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관에 비쳐보면 6남매를 둔 할머니가 양로병원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는 것이 조금 꺼림칙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미국생활이 바쁜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보고 싶은 자녀들이 이렇게 찾아주고 전화로 안부도 묻고 하니 부족한 것이 없다. 이 곳에 머문다고 해서 마음에 불편한 것이 전혀 없다"고 운을 땠다(할머니의 자녀들은 한국에 2명, 뉴욕에 2명, 코네티컷에 1명, 남가주에 1명이 살고 있다).
서울의 한 보험회사에서 상무직을 맡고 있었으며 미대사관에서도 근무했던 남편이 6·25전쟁 당시 북으로 납치, 생사를 모르고 지내는 할머니는 원래 성격이 독립적이며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자식들에게 의지하는 것이 싫다고 했다.
손녀가 말을 이어 받았다. "할머니가 어릴 적에 학교 혹은 피아노 배우러 갈 때 데려다 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인지 할머니가 자주 그립다"고 말했다.
12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시카고)에 이민 온 그녀는 어머니가 보여 주었던 한없는 사랑도 기억하고 있다. "처음 이민 와 학교에 가면 영어를 못해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어머니는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밤새도록 공부를 가르쳐 주었다"고 회고했다.
지금은 은퇴한 한의사인 남편을 두었으며 한국에서 수학선생으로 16년 동안 교편생활을 했던 박씨는 "어머니가 보여준 사랑을 자녀들에게 실천했을 뿐"이라며 "현선이가 그 마음을 이해해 준다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의 대화는 끝이 없이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자녀들의 건전한 성장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절대적"이라는 말은 어버이날의 메시지처럼 울렸다.
할머니는 "자녀들이 많으면 바람 잘 날이 없다지만 자녀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어 후회가 없다. 앞으로도 이들 건강하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자신의 건강보다는 자녀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어머니로서 속내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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