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세에 미술가 꿈이룬
▶ CSUB 미술과 2년만에 졸업하는 김혜숙씨
"젊은 시절 가슴에 품었던 조그마한 소원이 있었기 때문에 ‘미친 척’하고 덤벼보는 만용을 부렸는데 교수님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이뤄냈습니다"
이민 7년만에 만학의 꿈을 실현하고 칼스테이트 베이커스필드 미술과를 졸업하는 김혜숙(55)씨가 교내 토드 메디간 갤러리에서 감격스런 졸업작품전을 갖고 있다.
김국진목사(베이커스필드 한인장로교회)의 사모인 김씨는 대학시절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막연히 소망했던 미국유학의 꿈을 남편과 두 아들의 적극적인 외조에 힘입어 이뤄내고 새롭게 펼쳐진 제2의 삶을 그리고 있다.
50이 넘어 시작한 미국대학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 한국 학점을 인정받아 교양과목은 면제됐지만 미학, 철학, 미술사 등 암기과목은 힘에 부쳤다는 것. "그림만 그리라고 했으면 졸업학점이 만점일텐데"라고 아쉬워하는 김씨의 평점은 3.8점.
부엌에 이젤을 설치하고 캔버스를 펼쳐놓은 채 반찬을 만들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는 김씨는 한 학기에 20학점을 이수하는 열성으로 2년만에 졸업을 하게됐다.
"전시작품들은 꿈을 접고 현실에 부대끼며 살아온 한인 1세들의 아픔을 공유하고자 ‘한을 담은 그림들’을 그렸습니다"
19세기 작가 죠르쥬 쉬랏의 점묘기법에 매료돼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붓으로 찍어 그린 그림들은 김씨가 살아온 삶의 흔적,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풍경과 추억을 따뜻하게 표현하고 있다.
동생들을 업고, 손잡고 들녘에서 돌아오는 어머니를 기다리는 배고픈 아이들의 석양, 추수래야 거둬들인 것이 너무나 없는 초라한 농가의 수확, 보따리를 진 채 진리를 찾고자 예수 앞에 모여든 ‘산상수훈’(김학수 장로 작품), 춤을 추지만 기쁨과 웃음보다는 한을 뿜어내는 사람들... 5월4일부터 6월2일까지 우리 민족의 한을 고유문화의 풍물과 정서로 담은 작품들이 졸업작품전에 전시중이다.
94년 미국에 이민온 후 대학진학을 앞둔 두 아들을 미국생활에 적응시키느라 자신의 꿈은 접어 놓았었다는 김씨는 그처럼 바쁜 생활속에서도 98년 캘리포니아교사자격증을 획득했으며 한국어교사자격증도 지니고 있다. 김씨는 늦은 감이 있지만 중고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어 희망찬 인생을 새출발하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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