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에 가면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코스가 국립 항공 우주박물관이다.
인류가 도달한 항공·우주 기술 발전의 역사와 미래를 보여주는 곳으로 그곳에는 항상 어른과 어린이들이 붐비고 있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에 만든 비행기가 있고 아폴로 II호의 사령선, 닐 암스트롱이 달에서 가져온 운석, 제 1차·제 2차 세계대전시 전투기와 각종 우주선 모형, 항공기 승무원의 복장 변천사 등등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인류 최초로 대서양을 경비행기로 단독 비행한 ‘찰스 린드버그 세인트루이스 호의 영혼’ 포스터이다. 그는 1927년 5월 20일 오전 7시 뉴욕의 루즈벨트 필드에서 세인트루이스 호를 하늘에 띄워 악천후와 졸음을 이겨내며 무 착륙 대서양을 횡단해 전세계의 영웅이 되었다.
이처럼 하늘을 날고 우주 여행을 하고 싶다는 인간의 꿈은 지난 달 28일 2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에 탑승한 미 기업가 데니스 티토가 이루었고, 다음 탑승예정자인 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이번 여행을 3D 아이맥스 영화 시리즈물로 제작하여 폭스 텔레비전으로 방영할 계획이라 한다. 또 이미 1,200명이 달나라 여행권을 예매한 상태이고 우주 호텔 건립 계획도 진행 중이라니 모든 것이 상업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천문학적인 우주여행비는 앞으로 10년, 20년 후면 가격이 인하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들은 하늘을 나는 꿈은 이루는 대신 별자리를 보고 상상하던 또 다른 많은 꿈을 잃어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어려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자리를 찾은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기억하는 별 자리 이름으로 W 모양으로 생긴 카시오페아(Cassiopeia)가 있다.
카시오페아 왕비는 바다 요정의 미움을 사서 포세이돈이 보낸 괴물 고래에게 딸 안드로메다가 납치되는 위기에 처한다. 영웅 페르세우스가 그 딸을 구했고 하늘로 올라간 왕비는 허영기에 대한 벌로 하루의 반을 의자에서 거꾸로 있다.
또한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도 있다.
“저 별은 북두칠성이야. 잘 봐. 7개의별이 마치 국자처럼 늘어서 있지. 북두칠성은 큰곰자리라고 하고 북극성은 작은곰자리라고도 하지.”
남들은 별자리를 잘도 찾는데 나는 목이 아프도록 고개를 젖혀 하늘을 올려보아도 별들을 잇는 줄긋기가 잘 안되었다. 하지만 신의 제왕 제우스, 부인 헤라의 질투, 사냥꾼과 곰이 된 어머니, 쌍둥이, 게, 사자, 처녀, 전갈, 견우와 직녀 등등 별자리 신화와 전설,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력이 피어났고 풋풋하고도 아련한 꿈이 생겨났다.
동서양이, 나라마다 별자리 신화가 비슷하기도 다르기도 하지만 우리 선조 들은 달과 별을 바라보며 사랑을 맹세하기도 하고 별점을 쳐서 운세와 앞날을 내다보기도 했다.
사실, 밤이나 낮이나 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낮에는 햇빛 때문에 밝아서 안 보이는 것이고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기 때문에 별이 흐르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반짝 반짝 작은 별”하고 부르는 동요 속의 별들도 온도가 높을수록 청색을 띄며 지구와의 거리가 가깝고 크기가 클수록 밝은 것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밤하늘의 신비가 밝혀져 별자리 신화는 깨어지고 있다.
그러나 문명은 덜 발달되었지만 시골에서의 어느 여름밤, 하늘을 바라보다가 주먹만큼 크고 밝은 별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듯한 착각에 몸이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하던 어린 시절, 까닭 없는 설움에 겨워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던 젊은 날, 맑은 눈과 순수한 마음을 가졌던, 세파에 때묻지 않은 날들이 있었다.
무엇이든지 속을 다 알아버리면 신비감이 없다. 세상사에도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말고 몰라도 되는 것은 몰라도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최첨단 문명 속에 사는 세속적인 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꿈꾸는 별자리 신화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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