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부숴 버릴 꺼야’라고 강인한 목소리로 외쳤던 드라마 <청춘의 덫>이 없었다면 심은하가 그의 연기력을 대중들에게 널리 각인시킬 수 있었을까.
<불꽃>에서 여주인공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지 않았다면 이영애가 영화로 자신 있게 무대를 옮길 수 있었을까.
<홍길동>에서 발굴하지 못했고, <토마토>로 10대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했으면 김석훈이란 배우가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을까.
<가을동화>의 신드롬이 없었다면 원빈이 영화 <킬러들의 수다>에 캐스팅될 수 있었을까.
아무리 <공동경비구역JSA>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출중한 연기력을 보였다지만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서 물오른 연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더라면 이병헌에게 새삼 열광할까.
물론 배우의 연기력이 밑받침됐다지만, 드라마는 ‘대중성’이란 측면에선 영화보다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영화는 선택하는 사람들이 골라서 수용한다는 점에서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다. 대신 드라마는 원하든 원치 않든 시청자들이 그저 앉아서 배우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배우의 경제적인 동기에서만 보면 드라마의 성공은 거대 시장인 CF로의 이동을 촉발시켜준다.
이병헌도 영화배우로 인정받았을 때 보다 드라마 출연 이후 더 많은 CF가 들어오고 있다.
그만큼 드라마는 새로운 스타들의 발굴 무대이고, 기존 스타들이 인기를 한층 더 공고히 무대이다.
최근 16년 만의 드라마 복귀로 <여인천하>에 출연하고 있는 강수연이나, <명성황후>로 안방을 찾은 이미연도 좋은 예다. 강수연은 <여인천하>의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3억 원을 받고 CF를 새로 찍었고, 영화 쪽에서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의 공생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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