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창피한 일이다. 한심한 일이다. 연방 사회보장국(SSA)이 내부 행정지침을 통해 한인들의 소셜시큐리티 카드 신청서류를 따로 특별히 심사하도록 조치를 내렸다. 이는 처음 있는 일로 미주 한인사회 전체의 크레딧이 땅에 떨어지게 됐다.
연방 사회보장국이 전례가 없는 이 같이 엄중한 심사조치를 내린 것은 한마디로 한인들이 제출하는 카드 신청서류에 가짜가 너무 많아서다. SSA 관계자에 따르면 한인타운 관할 사무소에서만 최근 200여건의 위조 신청 건수가 발견됐다고 한다. 한인타운 관할지역에서 이 같이 위조 신청건이 급증, 당국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자 악덕 브로커들은 심사가 느슨한 지역을 찾아 허위서류로 신청을 해왔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결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한 사무소에서만 최근 한달 사이에 60여건의 허위 신청건이 무더기로 발견돼 사회복지국은 결국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하와이등 4개 주를 관장하는 연 제9 지역본부 산하 180개 지역의 전 사무소에 내부 행정지침을 통해 한인 신청서류는 반드시 이민국 조회를 거치게 하는 등 철저히 심사토록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연방 사회보장국의 이번 조치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한인사회에 심각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본다. 그 하나는 한인타운에는 아파트 입주에서 각급 인허가 신청 및 이민문제에 이르기까지 온갖 편법, 탈법행위가 만연하고 있고 그 와중에 서류위조 사기행각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태도 따지고 보면 그 발단은 이민사기에서 비롯됐다. 방문이나 관광비자로 입국한 사람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에 정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틈새에서 서류변조 사기가 횡행, 결국은 이런 사태를 야기시킨 것이다.
이번 사태가 지닌 또다른 심각한 측면은 지방정부 차원을 넘어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한인들이 불신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민사기 등 온갖 부조리가 판치는 한인사회의 실상은 LA시나, 카운티 당국에는 노출된 지 이미 오래다. 또 이미 이민국에도 알려져 있다. 이민사기가 하도 많아서다. 그 치부가 이번에는 결국 연방 사회복지국에까지 알려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전체 한인사회다. 거짓말만 일삼고 목적을 위해서는 탈법적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 집단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어서다. 이런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한인사회에는 새로운 풍토가 정착되어야 한다. 정직하게 사는 풍토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참으로 부끄러운 이런 일이 또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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