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에 걸렸는지, 다른 부위에 전이되거나 수술 후 재발할 위험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유전자적 진단ㆍ예측기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종양이 직경 3~4㎜ 이상 커져야 CT로 확인할 수 있고, 찾아내더라도 암 종괴인지 염증성 병변인지를 정확하게 구별해낼 수 없었던 폐암의 조기진단 및 치료에 새 이정표가 마련될 전망이다.
11일 대구ㆍ부산지역 의대 교수 10여명이 설립한 아이씨앤지(iC&Gㆍ053-250-7796)에 따르면 수술로 완치 가능한 1ㆍ2기 폐암환자들의 가래에서 폐암 유전자를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 하반기 중 실용화할 방침이다.
또 오는 14일 국내외 제약ㆍ시약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상업화 및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을 줄 제휴선 찾기에 나선다.
이 회사 박종욱 대표(계명의대 면역학과 교수)는 "대구가톨릭병원, 부산 고신의료원 등의 협조로 간이 임상시험 결과 ▦1ㆍ2기 환자의 경우 42.8%, 중증 환자를 포함할 경우 83.3%의 양성률(양성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비율)을 ▦97.5%의 특이도(음성을 음성으로 진단하는 비율)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개발된 유사 방식의 폐암진단 양성률은 세계적으로 20% 수준에 불과하고, 진료비가 비싼 CT의 경우 오진률이 70% 이상인 데다 방사선 피폭량이 X-레이의 10배 정도여서 새 진단방법의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이 진단법은 암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마커(marker) 단백질 6개의 공통부위를 인식하고, 거기에 달라붙도록 설계된 DNA 조각(primer)과 유전자증폭기 등을 활용한 것.
아이씨앤지는 소변에 섞여 나오는 비뇨기계 암세포를 검출(양성률 80% 수준)하는 기법도 실용화, 종합적인 암 진단 및 치료체계를 갖춰 나갈 예정이다.
또 바이오 벤처기업인 진메딕(genemedic.co.kr, 02-415-4363)은 삼성서울병원 등과 공동으로 폐암 수술 후 전이ㆍ재발위험을 85%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
진메딕은 이 달 초 삼성서울병원에 오는 2006년까지 총 3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 고형암의 전이ㆍ재발위험도를 예측하는 유전자적 진단키트와 유전자치료법을 개발해 나가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삼성서울병원 김진국 교수(흉부외과)와 이미 폐암 전이ㆍ재발위험 조기진단기법을 개발했으며, 유방암ㆍ간암ㆍ위암ㆍ자궁암 등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교수는 "처음 발생한 암조직과 전이로 발생한 암조직의 유전자 발현양상을 DNA칩을 이용해 분석, ▦1기 암의 경우 90% 이상 ▦2ㆍ3기 암의 경우 85% 정도의 정확도로 암의 전이를 통한 재발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 박찬국 대표는 "특정 항암제가 특정 유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 항암 유전자치료법과 개인별 맞춤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이 사업목표"라며 "이를 위해 특허출원, 학술발표 등을 통해 공신력을 높인 뒤 2~3년 내 아벤티스 등 다국적 제약업체와 제휴를 체결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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