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서니 오(P.S. 24 양호교사)
2년 전 6월 하순, 내가 양호교사로 일하는 초등학교의 6학년 졸업식을 구경하던 나는 지금도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졸업장을 받으러 강단 무대에 올라간 아이들은 하나같이 씩씩하게 걸어가서 선생님이 쥐고 있는 졸업장을 한손으로 휙 낚아채듯이 빼앗아(?) 내려가고 있었는데 한국여자 학생 하나가 선생님 앞에 공손히 걸음을 멈추고 두손으로 졸업장을 받고는 고개를 숙여 인사드린 후 사뿐히 걸어 내려가는 것이었다.
나는 혼자서 그 모습에 너무 너무 감격해 옆에 같이 서서 구경하던 유대인계 가이던스 선생님의 손을 끌고 나가 약 반시간 가량 붙들고 서서 눈을 반짝이며 동방의 예의지국 우리나라의 예의범절과 경로사상 등을 신나게 자랑했고 이 멋쟁이 선생님은 내 말을 무척 흥미롭게 경청해 주었었다.
우리는 그 날 두 손을 모으고 허리 굽혀 예를 다하여 절하는 것을 연습하면서 좋아했고 그 후로 나랑 이 선생님은 기회있을 때마다 허리운동도 잘되는 이 한국식 인사를 나누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웬지 그 날 이후로 나는 마치 오랫동안 어려운 숙제를 풀지 못한 아이 마냥 전전긍긍하며 머리를 앓고 있다.
선진국이라 지칭하는 이 미국에는 왜 학교마다 꼭 있어야 할 교훈이 없고 예의 예도를 가르칠 수 있는 도덕 시간이 없을까.
매스컴을 통해서 보고 또 보게되는 끔찍한 교내 총기 학살사건 등의 재 회고 방영보다 더 시급한 것은 이 나라 미래의 기둥이 될 꿈나무 어린 세대들에게 청교도 개척정신 이룩하여 후손들에게 크신 하느님의 축복을 물려준 미국 조상님들의 자랑스러운 희생, 봉사, 하느님 사랑, 경천사상을 재회고시키고 부지런히 학습 실천시키는 일이 아닐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신 예수님의 말씀을 200여년 전부터 이 땅의 어린이들에게 귀가 닳도록 세뇌(?)시켰더라면 지금 이런 큰일들이 과연 생겼을까. 게다가 악랄한 살인극을 컴퓨터게임으로 만들어서 팔아먹고 치부해 사는 하늘 아래 오로지 돈만 아는 나쁜 사람들은 그렇게 돈을 벌고서 먹는 밥맛이 달고 잠이 잘 올까.
우리 이민세대의 아이들은 동방 예도의 나라 우리 한민족 조상님들이 물려주신 귀한 예의범절을 어찌하여 장유유서 도의를 가르치지 않는 미국의 현대풍조에 깡그리 팔아먹어야 하나.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우리 아이가 그래도 고개 숙이며 “안녕하세요”하는 모양은 같은 한국계 친구들이 전부 그렇게 하니까 보고 배운 바 그나마 몸에 배인 예의중 하나이다.
예수님 말씀에도 믿음은 들음으로 말미암아 생긴다 하셨고, 부처님, 공자님, 성현 군자들은 우매한 우리 중생, 소인들을 깨우쳐 주시려고 온 생애를 발이 닳도록 입이 닳도록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고 다니시며 설법 또 설법 하셨는데 하물며 이 세계의 장래를 짊어지고 있는 어린 세대에게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도리의 학습지도를 우리 모두가 등한시 해서야 되겠는가.
초등학교에 사회, 역사, 생물 위에 도덕과목이 꼭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도덕시간에 배워 가정과 이웃에 실천하고 주일에는 교회나 성당, 절, 각종교사에서 다시 그 가르침을 거듭 배우고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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