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동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자녀들에게 한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이다. 한국사람도 아니고 미국사람도 아닌 어정쩡한 자녀들을 그냥 볼 수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글을 가르친다, 태권도를 가르친다, 한국 여름학교에 보낸다, 사물놀이를 가르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경주한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을 하나 꼽으라면 물론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한국어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주말에 한번 한글학교를 보낸다고 자녀들의 한국어가 해결된다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다.
나는 재미동포 2세들의 사물놀이를 한번 볼 기회가 있었다. 어느새 그렇게 잘 배웠는지 김덕수 사물놀이 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았다. 한참 신나게 판이 돌아가는데 어딘지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없는 허전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아쉬움이 어째서 오는 것인지 또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런 아쉬움이 가슴에 스며들어오는 것은 어째서일까?
그 사실은 곧 알게 되었다. 사물놀이가 끝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들은 모두 한국어를 몰랐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양으로만 한국사람 같은 서양사람들이 사물놀이를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웬지 모르게 감흥이 잘 전달되지 않아 어딘지 간절한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다. 그와같이 재미동포 자녀 2세들에게 한국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매우 힘들다. 보통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그래서 한국어는 가장 확실한 뿌리교육은 되지만 가장 쉽고 효과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가장 쉽고 효과적인 뿌리 교육은 자기 민족 종교를 믿는 것이다. 자기 민족 정체성을 가장 잘 지킨다는 유대인들은 자기 모국어는 몰라도 자기네 민족 종교인 유대교를 열심히 믿음으로써 그들의 자녀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뿌리교육을 시켜온다.
우리도 민족 종교를 믿고 또 제사를 지냄으로써 2세 자녀들에게 가장 쉽고 효과적인 뿌리교육을 시킬 수 있는데 그것은 일체 외면하고 주말 한글학교나 모국 여름학교를 통해 간단하게 해결하려고 한다. 우리 자녀들의 뿌리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데 그 가정에서 서양 하나님만 믿고 이스라엘 역사만 가르치면서 어떻게 민족 정체성을 지킨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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