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현상은 어떤 물질에 대하여 과민한 반응으로 나타난다. 꽃가루의 계절에 나타나는 증세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고양이의 털, 먼지 등 제각기 다른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현상들이 있다. 본래는 이렇게 특정한 물질에 대한 것들에서 시작하여 특정한 일, 사람, 냄새, 색깔, 언어... 등 사람에 따라 과민한 반응을 나타내는 가지 가지의 현상이 있다. 이렇게 보면 오직 물질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각종 상황에 대한 알레르기 현상이 있음을 알게 한다.
여기에 방학 알레르기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일부터 방학이다!’라는 말이 떨어지면 학생들은 환호성을 올린다. 방학은 학생들에게 주는 보너스이다. 긴 여름방학은 특별 보너스이다. ‘방학이 되면...’ 학생들의 마음은 어떤 기대로 풍선처런 부풀게 된다. 교사들도 당분간의 휴식을 생각하며 바쁜 학년말 사무를 즐겁게 처리한다.
그러나 각 가정의 부모들은 다르다. 어떤 부모들은 방학 동안의 자녀 교육 계획을 골똘하게 연구하게 된다. 어떤 부모들은 방학이 가까워질수록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우울증이 깊어지는 가정에는 불평도 쌓이게 된다. 웬 두 달씩이나 방학을 하나, 그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나, 어디에 보내나, 어떤 일을 하게 하나... 등 모든 것에 불평과 부담을 느끼게 되면 마음의 무게를 지탱하기 힘들게 된다.
교육에는 방학이나 휴식이 없다. 교육은 자녀들의 생활 주변에서 떠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부모들이기 때문에 긴 여름방학이 더욱 더 짐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꽃가루 알레르기 현상과 같이 각종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방학 알레르기는 다른 것처럼 반응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 개학이 되면 모든 증세는 깨끗이 없어진다. 자녀들이 크는 동안 매년 되풀이 되지만 점점 그 증세가 견딜만 하게 된다. 이것은 점차 부모와 자녀의 지혜가 늘면서 대처하는 방법이 향상되는 까닭이다. 그러니까 방학 알레르기는 약물이 전혀 필요 없다. 치유하는 방법은 본인이 진단하여 그 원인을 제거하거나 부분적으로 충족시키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자녀들이 즐기는 방학을 부모도 함께 즐기는 것이다. 자녀에게 주어진 보너스를 부모도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너희들 덕택에 우리도 쉬게 되었다’ 이렇게 말하면서 온 가족이 여름을 즐기는 것이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이 있을 경우 더욱 힘든 일이다. 그러나 마음의 방향을 정하기에 달린 일이 아닐까.
부지런한 한인들은 지나치게 일을 하는 것이 습관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명심할 일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이다. 건강한 부모는 자녀들의 자랑이고 제일 큰 자산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긴 방학 동안에 몇 번쯤 자녀와 함께 즐거운 일을 계획하는 것이 쉽게 될 것이다.
우리들의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본다. 거기에는 부모와 지낸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다. 방학동안 부모와 자녀와의 정을 두텁게 하고, 자녀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게 한다면 얼마나 큰 선물이 되겠는가.
이렇게 되면 그 부모 역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방학 알레르기는 완전히 치유될 것이다. 기회는 만드는 것이다. 어딘가에 기성품이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자신이 만들어 내야 하는 특성이 있다. 기회는 내가 붙잡지 않으면 내 주위에서 맴돌다 멀리 멀리 달아나 버리는 재주도 있다.
개학이 되면 학생들은 제각기 그들이 지낸 여름 방학 동안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그 때 자녀들이 보고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를 충분히 안겨 주자.
지역사회에 있는 문화시설 순방 같은 것도 좋은 자료이다. 평소에 실천이 어려운 것일수록 방학 동안에는 가능하다. 방학은 살아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교실을 떠나 사회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다.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것도 방학 동안의 즐거움이다. 가까운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고 그것을 독파하는 즐거움이 더위를 잊게 할 것이다. 특히 어휘 수를 늘리는데는 독서가 최상의 방법이다. 독서량에 따라 가정에서 어떤 특혜를 준다면 그들은 열심히 책을 읽을 것이고 독서 삼매경에 들 것이다.
두 달이나 되는 긴 기간은 몇 가지의 작은 일도 할 수 있고, 어떤 한 가지의 프로젝트도 해 볼만한 기간이다. 자녀들이 각자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 부모에게도 즐거운 일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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