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한인 고교 졸업생들이 미 대통령 장학생(Presidential Scholar)으로 선발됐다. 에스더 S. 이(워싱턴주 토마스 제퍼슨 고교), 미쉘 전(매사추세츠 웨스턴 고교), 케런 J. 김(위스컨신 센트럴 고교)양 등 3명은 고교 졸업생에게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 수상자로 뽑혀 지난달 25일 백악관 인근 컨스티튜션 홀의 시상식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메달을 받았다. 이들은 시상식을 전후해 워싱턴의 각종 세미나와 강연 참석, 정치인 면담, 관광 등을 즐겼다. 에스더 S. 이양은 수재 가운데 수재만이 들어갈 수 있는 칼텍, 미쉘 전양은 하버드대, 케런 J. 김양은 클리블랜드 음악원에 각각 진학할 예정이다.
미 대통령 장학생은 지난 64년부터 매년 고교 졸업생 250만 명 중 각 주, 워싱턴D.C, 푸에르토리코, 해외지역에서 남녀학생 한명씩과 전 미국대표 15명, 예술계통 20명 등 총 141명을 선발한다. 32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장학생 선발위원회가 각주에서 2,600명의 신청자를 접수, 학업성적과 리더십, SAT, 에세이, 학교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수상자를 가려낸다. 미 대통령 장학생으로 선정된 한인 학생은 2000년 5명, 99년 2명, 98년 0명, 97년 4명, 96년 3명이었다.
한인들의 우수성을 알리는 쾌거는 비단 이것 뿐이 아니다. 지난달 중순을 전후해 본보에는 각급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한인 학생들의 뉴스로 넘쳐났다. 수석 졸업생은 물론 졸업생 대표 연설자, 대통령상을 받은 한인 청소년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성적만 뛰어난 게 아니었다. 각종 특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했고 스포츠 예술 등 다방면에서 탁월한 자질을 과시했다.
본인이나 가족, 주변에서 알려온 학생들만을 소개해서 그 정도에 그쳤지 묻혀있는 대상자가 모두 나타났다면 아마도 본보 지면은 며칠동안 관련 기사로만 가득 채워졌을 것이다.
중, 고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학생들은 비단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한인 밀집 지역에만 한정돼 있지는 않다. 본보 전국 지사들은 자랑스런 한인 청소년 소식은 수시로 보도하고 있다. 미 전역으로 확대한다면 그 재능과 자질이 뛰어난 한인 2, 3세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청소년들이 한인들의 우수성을 과시하는데는 타고난 자질도 있었겠지만 부모 형제들의 관심과 뒷바라지도 뒷받침 됐을 것이다. 한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자녀 교육에 헌신적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자신들이 먹고 싶은 음식과 입고 싶은 옷은 자제하지만 자녀들이 공부하는데 드는 돈은 아끼지 않는다. 악기를 가르치거나 미술 등 예술 분야에 대한 비용도 결코 주저하지 않는 것이 한인 부모들의 공통점이다. 그러면서도 자녀가 나중에 성장, 그 비용과 희생을 갚아줄 것으로 기대하는 부모도 별로 많지 않다. 자식이 잘 되는 것만으로 보람과 기쁨으로 삼는 것이다. 이 같은 헌신적인 부모상(父母象) 역시 타민족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점이다.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이번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고 학생 본인은 물론 학부모들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웬만한 학원은 수강료가 너무 비싸 등록하기가 망설여진다는 말들을 들었다. 그러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 뉴욕한인봉사센터와 본보가 공동 주최하는 청소년 자원 봉사자 프로그램이나 각종 단체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여름방학을 보람있고 내실 있게 보낼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봉사활동은 자신을 한층 더 성숙한 인물로 가꾸는 것은 물론 한인사회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사회에도 기여하는 일이다.
뛰어난 자질로 한국인의 우수성을 주류사회에 알리는 것은 자랑스럽다. 그러나 어려운 이웃,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봉사하는 한인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 이번 여름방학을 자녀들이 봉사하는 마음과 습관을 갖게 하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공부 잘하는 한인 청소년’에서 ‘따뜻한 마음씨도 가진 코리안’이야말로 본인과 주변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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