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열의 경제칼럼 <78>
▶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우리 한인 비즈니스와 히스패닉을 같이 생각하고자 하니 필자의 머리에는 두가지 그림이 그려진다. 하나는 4·29폭동 때 불타던 우리 동포들의 점포이고 또 하나는 미래에 정치력을 가진 히스패닉들의 당당한 행진이 보이는 것이다.
숱한 식자들이 지금까지 4·29폭동을 분석해 다루었지만 필자는 그 근본문제의 싹을 흑인지역에서 그들에 대한 존경심 없이 수십년간 그들에게 무례하게 대하며 단기적으로 급히 이윤만 남기고 떠나버리곤 하던 우리 한인 비즈니스들에게서 찾는다.
사람은 두 번정도 속고 편견을 가지게 되지는 않을지 모르나 세 번 속는 사람은 드물다. 한번 편견을 가지게 되면 친척과 이웃들에게 얘기하고 그럼으로써 커뮤니티 내 여론이란 것이 형성되는 것이다.
흑인지역에서 한인들에 대한 인식이 어떤 지는 이제 고정이 돼버렸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흑인 새 친구를 만나 인사할 때 어떤 얘기를 건네는지 들은 적이 있는 분들은 이 고정된 인식을 무섭게 인식하고 있다. 우리 2세들은 이런다고 한다. 부모가 어느나라 출신이냐고 물으면 반농담으로 "너희들의 최악의 적"이라고 얘기하며 흑인 젊은이들은 금방 한국이라고 알아 차린다고 한다.
그러니 소수인종 중 가장 큰 그룹 중 하나인 흑인사회에서는 우리는 이제 ‘명성’을 확립한 셈이다. 그런데 십몇년이 지난 후 가장 큰 소수인종 그룹이며 가주에서는 백인보다 더 큰 인종그룹이 된다는 히스패닉 커뮤니티에서도 우리가 또 이런 명성을 확립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두렵다.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라. 거의 모든 비즈니스에서 손을 쓰는 인력으로 히스패닉을 고용한다. 가구점 배달원도 그렇고 잔디 깎고 정원일 할 때도 그렇고 호텔, 식당, 전자제품 판매에서 식품상까지, 이제는 곰탕을 만들고 병김치를 만들어 팔 때도 히스패닉 노동력이 쓰여지는 정도로 우리는 그들에게 의존하는 것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을 고용하고 같이 일하는 분들의 히스패닉들에 대한 태도에 있다. 너무나 무례하고, 따스한 웃음으로 동료를 대하는 태도로 같이 일하는 것이 아니다. 부르는 이름은 전부 ‘아미고’이고 말은 한국말을 하면서 존대를 쓰는 경우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가 멕시코에서 일을 하는데 주인이 우리를 ‘엽전’으로 통일해 부르고 무례하게 대한다면 우린 어떻겠는가. 그들이 돌아서서 자기들끼리 있을 때 한인업주를 어떻게 얘기하는가는 업주가 그들에게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다.
제발 더 늦기전에 고치자. 그들은 우리 한인비즈니스의 노동력일 뿐만 아니라 장래에 가장 큰 고객이 될 것이고 정치력은 우리를 압도할 그룹이다. 흑인 사회와는 또 비교가 안된다.
십몇년 후에 도시폭동이 만일 온다면, 아니 주의회에서 한인비즈니스에 치명적이 될 법률안건을 심의할 때 상당한 숫자가 될 히스패닉계 의원들의 머릿속에 무례하고 형편없는 한인들로 낙인 찍히지 않으려면 우리는 그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같은 한인에게도 무례한, 타고난 예의없는 사람은 할 수 없으나 선의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 번 두렵다는 인식이 오면 고쳐질 수 있고 그렇게 돼야 한다. 일년에 몇 번 타인종 커뮤니티를 찾아가 벌이는 갈비파티같은 그런 수준에서 이제 우리 커뮤니티는 졸업해야 한다.
평소에 그들에게 예의바르게 대하는 것이 성숙한 한인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 큰 소리로 히스패닉 종업원을 무례하게 대하는 이는 미래에 올 큰 일에 대한 지각이 없는 사람이다. 우리 모두는 성숙한 한인사회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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