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원치 않았던 휴가에서 되돌아온 월스트릿은 17일 개장 첫 시간부터 힘없이 꺾였다. 쏟아져 나오는 매도세에 힘을 쓰지 못했다. 미국의 심장부에 가해진 전대미문의 테러는 곧 월스트릿에 대한 테러였음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다우산업지수는 679포인트 폭락, 포인트 면에서 사상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파도같이 밀려오는 매도공세속에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들의 긍정적 뉴스에도 불구하고 힘없이 떨어져 115포인트 폭락하였다.
개장 전 단행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0.5% 단기금리 인하도 완전 패닉한 투자자들을 붙잡아두기에는 역부족임이 실감되는 장세였다.
이번 테러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항공산업주들은 평균 40% 이상 폭락했다. 반면 크게 우려했던 보험회사들은 그런 대로 소폭의 하락에 그쳐 상처는 예상보다 그리 크지 않았다. 반면 군수물자 기업들과 보안관련 주식들은 대폭 상승, 민감하게 돌아가는 투자 자금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
불경기의 기로에 서 있던 미국의 경제는 이제 소비자들의 급격한 소비심리 악화로 3/4분기에는 공식적인 불경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경제 3대 축의 증시가 테러 이전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테러 사건은 장에도 그만큼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9월로 마감되는 기업들의 3/4분기 영업실적도 치명타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테러 충격의 여파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놓고 장은 현재 고민에 빠져 있다.
이제 장이 얼마나 빨리 충격을 벗어나느냐는 전적으로 사태의 진전 상황에 달려 있다 하겠다. 최악의 상황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과 아랍권의 대결이 전면화 되는 것이지만 이변이 없는 한 사우디와 이집트등 온건 아랍국들이 미국에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벗어 나갈 전망이다.
증시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상황은 속전속결에 의한 미국의 압도적 승리이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보다 10배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한 러시아측 관계자의 경고처럼 아프카니스탄과의 전쟁은 속전속결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데에 장의 고민이 있다.
이같은 비관론에도 불구 월스트릿의 전문가중에는 전시중에 늘어날 엄청난 규모의 정부 재정지출 증가와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태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가시화 되면서 증시도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과거의 예를 봐도 진주만 공격과 2차 세계대전, 걸프 전쟁등 심각한 난국 상황에서도 증시는 단기적 충격에서 벗어나 그리 큰 상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테러 참사의 여파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보복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신규 투자자금의 증시유입을 막을 것이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단기금리 인하가 10월2일 열리는 공개시장회의에서 또다시 단행될 전망이며, 크게 늘어나는 정부지출 증가가 궁극적으로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테러 사태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시장이나 경제적 방향을 완전히 변화시킬 만큼의 영향력은 없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번 주의 장은 한 신문의 사설처럼 월요일의 충격에서 벗어나 애국심에 의한 랠리(Patriotic Rally)를 시도할지, 아니면 완전 패닉 매도세를 계속 만들어 갈지 전 세계 투자가들이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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