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시각
▶ 윌리엄 크리스톨/워싱턴포스트 기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0일 의회연설 후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부시의 연설 내용을 공개석상에서 수정했다.
부시는 의회연설에서 "우리는 탈레반 정권을 비난한다" "탈레반 정권은 살인을 지원함으로써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탈레반 정권은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을 즉각 행동에 옮겨야 한다" "테러리스트들을 넘겨주지 않으면 그들과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다"고 말했다.
파월은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 일요일 토크쇼에 나와 오사마 빈 라덴의 조직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구별하고 탈레반에 대한 우려를 다소 진정시키려 했다. 파월은 "탈레반 정권이 우리가 원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상황을 파악해 빈 라덴을 국외 추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월은 탈레반 정권에 책임을 추궁하려는 정책은 결국 정권 전복의 길을 열어주고 보다 광범위한 군사개입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부시는 연설에서 "전군은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하라"고 지시했지만 파월은 "대규모의 재래전을 고려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며 부시보다 덜 호전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파월은 지난 90년 걸프전 때도 부시 전 대통령에게 이라크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민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었다. 이제 파월은 국무장관으로서 국제여론을 반대근거로 들고 나오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공격하면 국제연대가 깨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파월은 "국제무역센터에 대한 테러는 미국인뿐 아니라, 아랍인, 유대인에 대한 테러이며 전세계에 대한 공격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부시는 이번 테러가 우선적으로 미국에 대한 공격이며 미국민은 자유수호를 위해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파월은 아라파트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를 다룰 때는 폭력만이 능사가 아니고 이들을 평화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11년 전 후세인과의 전쟁 반대를 부시 전대통령에게 권고했던 파월, 그러나 부시 전 대통령은 밀어붙였고 미국민들도 지지했다. 파월은 부시 2세에게도 같은 논리로 탈레반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 과연 부시가 파월의 말을 들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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