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LA를 떠나 캐나다로 가다가 한 탑승객의 난동으로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LA로 되돌아온 에어 캐나다 792편 회항사건은 문제의 탑승객이 화장실 흡연 후 이를 나무라는 승무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폭탄 테러 협박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난동의 주인공은 이란인 자비드 나가니. 토론토로 가기 위해 이날 오후 12시47분 LA를 이륙한 에어 캐나다기에 여자 친구와 함께 탑승했던 나가니는 비행기가 모하비 사막 상공을 통과할 무렵 꼬리날개쪽 기내 화장실로 들어가 담배를 피우다가 이를 알게 된 승무원들이 화장실 문을 두드리자 마지못해 밖으로 나와 약 20분간 7명의 승무원들과 격렬한 실랑이를 벌였다.
LA공항 관계자는 나가니가 "폭탄을 갖고 있다. 미국인 승객들은 다 죽여버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평소 같았으면 조용히 지나갔을지 모르는 이날 해프닝은 비행기에 탈 때부터 시끄럽게 떠들며 승객들을 불쾌하게 했던 나가니와 9·11테러로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던 승무원들 사이에서 얘기가 꼬여 급기야 전투기가 초계비행에 나서며 회항까지 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승객들에 따르면 나가니는 처음에는 적반하장 격으로 무례하게 난동을 피우다가 승무원들이 "체포될 수도 있다"며 강경하게 대응하자 자세를 누그러뜨리기 시작, 승무원석에 앉혀졌을 때에는 ‘순한 양’으로 변했다.
그 사이 기내 난동은 지상으로 전해졌고 이미 테러 의혹 항공기는 비상시 직권 격추시키라는 명령을 하달 받고 있던 미공군은 즉시 F-16 전투기 2대를 발진시켜 승객과 승무원 145명을 태우고 있던 문제의 여객기를 호위, 여객기는 이륙 48분만에 다시 LA공항에 착륙했다.
승객 크리스 볼라드는 "비행기가 착륙하자 뒷문으로 공항 경찰들이 ‘모두 고개를 숙여라’고 소리치며 총을 겨냥하고 쏟아져 들어와 기내는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면서 "금방 총격전이 벌어지는 줄 알았다. 내 평생 이때처럼 무서운 순간은 없었다"고 전했다.
나가니 일행은 순순히 체포에 응했으며 LA경찰국 폭약 제거반이 기내 검사를 실시했다. 수사관들은 나가니가 처음 배정 받았던 의자를 찢고 내부 검사까지 했으나 폭탄은 없었다.
다른 승객들은 연방수사국(FBI)의 간단한 조사를 받은 후 다른 비행기로 목적지를 향해 떠났으며 나가니는 체포됐으며 조만간 기소될 예정이다.
에드워즈 미공군기지 대변인 존 헤어는 "공군기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출격했다"고 밝혔다.
wsha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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