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테러사태로 인한 국가적 위기상황이 발생하면서 미국이 기본적 가치로 존중해온 ‘언론의 자유’가 위협을 받고 있다. 1차 수정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의 노골적 침해가 애국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또다른 위기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최고 지도자를 비난하거나, ‘비애국적’ 발언을 했다간 삽시간에 ‘동네 북’이 되어버리는 가장 미국답지 않은 장면은 곳곳에서 목격된다.
첫 번째 ‘희생자’는 ‘폴리티컬리 인코렉트’라는 TV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 진행자인 빌 메이허로 그의 문제 발언은 "비겁한 자는 비행기 납치범들이 아니라 원거리에서 미사일 공격이나 퍼붓는 미국인들"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발언이 나간 후 광고주들이 모조리 떨어져나간 것은 물론이고, "비상시기에 말조심하라"는 아리 플레이셔 백악관 대변인의 협박성 경고까지 나왔다. 메이허는 다음날 곧바로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텍사스 시티선’지의 칼럼니스트 탐 거팅과 오리건주에서 발행되는 데일러 쿠리어의 댄 구스리의 칼럼니스트는 테러발생 직후 플로리다에 머물던 부시가 백악관으로 즉각 복귀하지 않았던 사실을 꼬집었다가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바람에 해고당했다.
거팅은 "사건발생 직후 부시 대통령은 악몽에 놀라 엄마 침대로 뛰어든 겁쟁이 꼬마처럼 행동했다"고 썼다가 목줄이 날아갔고, 구스리는 "대통령을 필두로 미국인 모두에 대해 가해진 테러를 대통령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변질시켰다"는 입바른 소리를 한 죄로 밥그릇을 빼앗겼다. 하지만 구스리가 지적했듯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위협"은 백악관이 그의 늑장 귀임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어낸 ‘헛소리’였던 것으로 판명됐다.
미주리의 주의회는 상업방송국을 운영하는 미주리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카메라에 성조기를 부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데 분개, 이 대학에 대한 재무조사를 실시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이외에 월드 트레이드센터 붕괴 모습을 "예술"로 표현한 독일 작곡가 칼하인즈 스톡하우젠은 미국 공연이 취소되는 수모를 당한 뒤 "발언내용이 왜곡 전달됐다"며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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