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이 시작된 후 소식이 끊겨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 노심초사했는데 바로 어제 연락이 왔어요. 내가 심장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자기는 괜찮으니 건강에나 신경 쓰라면서 되레 나를 안심시키더군요."
미 공군 조종사로 아프간 전에 파병된 리오 정(31·한국명 정 철) 대위의 아버지 정치호(61·하시엔다)씨는 전장에서 걸려온 아들의 전화 한통에 그 간의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비록 심장수술 후유증으로 병석에 누워있는 몸이지만 미군의 일원으로 테러와의 전쟁 일선을 누비고 있는 아들이 그렇게 대견스러울 수 없다.
정 대위는 공중급유기 조종사로 지난 1년동안 중동에서 근무해 왔다.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나 1977년 가족과 함께 도미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공군 조종사의 꿈을 키워오다 대학 졸업후 앨라배마주에 있는 공군 장교학교에 입교, 3개월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소위로 임관했다. 군속으로 일하는 아내와 10개월된 아들을 데리고 영국 케임브리지 근처에 있는 미 공군기지로 거주지를 옮겼던 정 대위는 아프간 공습과 함께 곧바로 전쟁일선에 투입됐다.
정 대위는 심장판막증으로 고생해온 아버지가 지난주 심장 대동맥판 및 승모판 인공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E-메일을 여동생으로부터 받고 15일 세인트 빈센트병원에 입원 중인 아버지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
정 대위의 어머니 초대(58)씨는 "아들이 ‘전선은 미국이지 중동이 아니다. 일은 고되지만 견딜 만 하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테니 걱정말라’고 아버지를 위로했다"면서 "전쟁이 빨리 끝나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shgo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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