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의 이코노미스트와 경제 학계에서 미 경제가 연말까지 급격하게 침체에 빠지지만,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에 급격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V자형 회복론’이 폭넓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추가 테러가 발생하거나 테러와의 전쟁에서 돌발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소비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V자형 회복론의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에 낙관적 기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
V자형 회복을 주장하는 이코노미스트로는 뉴욕 월가에서는 모건 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메릴린치의 부르스 스타인버그, 톰슨-파이낸셜의 찰스 힐 등이 꼽히고 있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시카고대의 게리 베커 교수 등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뉴욕 월가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미국 경제를 가장 비관적으로 보는 모건 스탠리의 로치는 그동안 경기 회복세가 L자형으로 갈 것으로 진단했으나, 테러 사건 이후 V자형으로 돌아섰다.
로치는 경기가 급속하게 침체함으로써 재고과잉, 소비과잉 등 미국 경제에 남아있는 거품들이 위축되면서 급격한 회복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로치는 그러나 V자형 회복이 이뤄진 후에 미국 경제는 90년대 말과 같은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V자형 회복론자들은 각자 다른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FRB는 단기금리를 2.5%까지 인하함으로써 2.6%의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할 경우 단기 차입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 받게 되는 셈이다.
금리 인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무이자 할부를 통해 판매를 촉진시키고, 모기지론 금리가 하락, 부동산 시장의 활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또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1,000억달러 이상의 경기촉진 플랜을 채택하고, 전쟁 수행에 따라 군수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므로,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침체, 고용시장 불안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메릴린치의 스타인버그는 내년 2분기에서 4분기까지 미국 경제성장률이 평균 4.7%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V자형 회복론자들이 계곡이 얼마나 깊은지 모른 채 건너편 산을 쳐다보는 식의 우를 범하고 있다는 비난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논리의 근거로 금리 인하에도 불구, 은행들이 신용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동성이 풀려 소비로 이어지기 어렵고,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 탄저병 확산 등으로 미국의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V자형 회복론을 제기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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