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환동 특파원, 바레인에서 1보>
▶ <바레인 수도 마나마= 조환동 특파원>
미해군 5함대 기지가 위치한 바레인은 지난주 미특수부대가 지상전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4시간 가까운 지루한 비행 끝에 바레인 국제공항에 도착한 20일 밤 9시, 낮시간 동안 달구어진 사막의 뜨거운 열기를 느껴보기도 전에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과 입국심사대의 까다로운 입국절차는 이곳이 준전시 상태임을 알려줬다.
바레인 국민들은 이번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가급적 빨리, 최소한의 인명피해로 종식되기만을 기도하면서 이번 사태로 자신들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레인 국민들이 이처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은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특수부대원들이 바레인에 기지를 둔 키티호크 항공모함에서 투입됐고 이번 전쟁의 핵심축이 5함대로 결국 바레인이 싫든 좋든 이번 전쟁의 선봉에 선 셈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변 회교권에서 형제를 죽이는 미국을 돕고 있다는 비난과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바레인 국민들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를 호텔까지 안내한 택시기사 아메르 라학바(42)는 "회교도 형제들을 죽이고 있는 미국의 전투기와 미사일, 특수부대가 바레인에서 발진하고 있다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불만과 불안을 갖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되고 인명피해가 확산되면 결국 이곳에서도 심각한 데모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또 "바레인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모든 국민들이 정부의 선택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다음날 찾아간 5함대 기지 입구는 대형 콘크리트 바리케이트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고 취재가 허용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헌병대에서 신원조사까지 받는 곤욕을 치렀다. 이같은 사정은 미대사관도 마찬가지였다.
기자를 조사한 헌병대 관계자는 "해군기지를 폭파하겠다는 테러위협에 시달리고 있어 최고의 경계태세에 들어갔다"며 "공습이 시작된 7일 이후 군인들의 외박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 마나마내 주요 호텔에는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이 쉽게 목격됐으며 이들 대부분 미해군 함정에 승선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함대승선과 관련, 5함대 공보실은 기자에게 "신원조회를 마쳤으며 수일내 호텔에서 픽업해 군용기 편으로 항공모함에 가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어떤 항모에 가는지는 기밀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비록 첫날이었지만 바레인은 분명 테러와의 전쟁에 전진기지였다.
한편 바레인까지 도착하는 여정은 시간도 길었지만 강화된 검색이 더욱 피곤하게 만들었다. 캐세이 퍼시픽 항공 편으로 LA국제공항을 떠나려던 기자는 목적지가 바레인과 파키스탄이란 이유로 별도조사를 받았고 15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홍콩에서 바레인발 항공편에 탑승하기 전에도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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