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전시채권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하원은 탄저 테러 문제로 휴회에 들어가기 앞서 전시채권 발행안을 23일 처리하기로 했었고 이에 앞서 연방상원은 이미 지난달 연방재무부 예산안을 수정하는 형식으로 전시채권 발행안을 승인한 상태여서 전시채권이 발행되는 것은 사실상 형식적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시채권이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는데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기보다는 국민의 사기 진작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브루스킹 연구소의 경제학자인 헨리 아론은 "사람들은 지금도 저축채권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전시채권 발행이 재정적 관점에서는 무의미하다"면서도 "그러나 심리적 관점에서는 약간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전시채권 발행을 제안했던 연방재무부도 "국가를 위해 자신의 돈이 쓰이길 열망하는 소비자들이 애국심을 가지고 참여하길 바란다"고 밝히는 정도로 미온적 입장이다.

’그랜트 선턴’사의 조세전문가인 톰 오키센스클라거도 "정부가 테러전쟁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는 점에 비추어 이번 전시채권 입법은 대체로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지만 대중 사기 진작에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키센스클라거는 또 "전시채권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2차대전 때 현존하는 저축채권 형태의 전시채권을 1,850억달러 발행했다. 미국이 전시채권을 발행한 것은 남북전쟁 때가 처음이다.
그러나 재무부가 대테러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최근에 발행된 저축채권인 ‘시리즈 1’도 18개월이라는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1998년에서야 일반에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