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환동 특파원 전쟁 르포
▶ 바레인 수도 곳곳 무장병력 배치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공격이 장기화 되자 바레인 국민들의 긴장감도 점차 팽배해 지고 있다. 특히 이슬람교도의 성월인 라마단이 다가오면서 이전에 전쟁이 종식돼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 바레인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당국은 이같은 여론을 의식, 22일 이례적으로 샤이카 알 칼리파 수상이 대 국민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23일 바레인 국립은행에서 발생한 탄저균 소동과 라마단에 관계없이 공격을 계속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이 전해지면서 국민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4일 아침 기자가 투숙중인 인터컨티넨탈 호텔 인근 거리에서 만난 한 노인은 "테러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면서도 "이번 전쟁이 더 이상 확대되서는 안되며 길게 끌수록 이슬람권은 하나로 뭉치게 돼 결국 미국만 불리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마나마 시내는 경찰의 순찰이 크게 강화됐으며 주요지점에는 무장병력이 탑승한 밴들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주요 관공서도 무장경관들이 삼엄한 경비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경비를 강화한 것은 내부의 과격파 및 오사마 빈 라덴 추종자들에 의한 과격시위나 테러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한 공공기관에서 만난 무장경관들에게 다가가 신분을 밝히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하자 이들은 단호히 거절하면서 갑자기 어깨에 맸던 자동소총으로 위협하며 물러설 것을 요구, 당황케 만들었다.
이날 오후 이곳 언론들은 5함대를 지휘하고 있는 중부군 사령관 타미 프랭크스 대장이 무하라크 공군기지에 도착한 사실을 주요기사로 다뤄 미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TV방송들은 프랭크스 대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전쟁이 장기활 될 경우 바레인에 비칠 수 있는 영향들을 보도하기도 했다.
마나마시에서 한식당 ‘아리랑’을 운영하고 있는 오한남씨(51)의 소개로 이날 만난 미해군 헌병 오기복 상사는 전시상황에 들어서면서 제대로 쉬지 못한 탓인지 얼굴에 피곤함이 베어 있었지만 자신의 임무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오 상사는 "영외 거주자라도 자정까지 부대로 복귀토록 명령이 내려진 상태"라며 "미군을 상대로 한 어떤 테러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월말 임에도 불구하고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 되고 있는 수도 마나마는 노점상들이 시계와 스카프 등을 펼쳐 놓고 손님과 흥정을 벌이고 교통순경이 차선 위반차량에 스티커를 발부하는 등 겉으론 평온을 유지하고 있지만 모든 국민은 ‘언제 이 전쟁이 끝날 것인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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