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칼 빈슨호 승선 취재를 위해 체류한 회교국가 바레인의 분위기는 9·11 테러참사 이후 계속돼온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현지 언론은 연일 미국이 수행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 소식을 주요 기사로 내보내고 있고 바레인 국민들도 수차례 발생한 탄저균 소동을 겪으며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사건의 여파를 피부로 체험하고 있다.
바레인은 ‘아랍권의 홍콩’이라 불릴 정도로 서방국가들과의 교류가 활발한 나라다. 미군이 지난 48년부터 주둔해왔고 아프간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미 해군 5함대 사령부가 위치해 있어 이번 전쟁에서 미국의 전진기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바레인 국왕과 정부 지도자들은 오사마 빈 라덴을 테러배후로 지목하며 미국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같은 회교국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 피해가 증가할 경우 이것이 국내 사정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왕 등 지도부가 회교 온건노선인 수니파인 반면 국민의 80%는 시아파로 이번 전쟁을 계기로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바레인 국내에서 고개를 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평온한 듯 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바레인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바레인의 5함대 사령부를 통해 칼 빈슨 항모에 승선, 테러와의 전쟁의 선봉에 선 미군 장병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 속에 섞여 특유의 끈기와 강인함으로 국가에 봉사하는 한인 장병들의 활약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도 큰 수확이었다.
이들은 1.5세, 입양아, 혼혈아, 여성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헌병에서부터 전투기 관리책임자까지 여러 임무에 종사하고 있었지만 모두 각자 맡은 위치에서 한인의 긍지와 전문 군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제 기자는 거대한 항모와 자랑스런 한인 장병들을 뒤로 하고 이번 테러와의 전쟁의 베이스캠프인 바레인을 떠나 전쟁의 최전선인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도시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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