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은행들의 ‘금융사고’약사를 뒤져 보면 사고건수나 사고의 질이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번 은행감독당국 조사에서‘돈세탁’혐의로 걸린 퍼시픽유니온 은행의 경우‘우직하게’같은 날 6명의 직원을 무더기 해고하는 바람에 그 소식이 일파만파 퍼져 나가‘특별하고도 대단한 스캔들’인 것처럼 알려져 그렇지 잘 나가던 지점장이 하루 아침에 옷을 벗는 예는 한인은행가에서 새삼스런 일이 아니었다. 편법·불법의 유형도 이번에 문제가 된 송금관련 돈세탁은 오히려 드문 케이스로 그 보다는 첵 카이팅이나 탈세목적의 막무가내식 현금거래 위반이 더 많았다. 도마 위에 오른 한인은행들의 운영상 문제점을 2회에 걸쳐 긴급 점검한다.
타운 금융사고의 뿌리는 깊다. ‘큰손 고객’에 대한 과당 서비스가 원인이었든, 반대급부를 노린 은행원의 비리 때문이었든 첵 카이팅, 이미디엇 크레딧, 돈세탁등의 문제는 한인 은행가의 끊이지 않는 이슈였다.
멀리는 지난 82년, 현 퍼시픽유니온의 전신인 가주외환은행의 한 지점장이 잔고도 없는 고객의 예금을 있는 것처럼 가장해 30만달러를 캐시어스첵으로 내준 사건이 발생해 지점장과 관련자들이 해고됐다.
지난 94년에는 중앙은행이 현금거래와 관련된 돈세탁등 은행법 위반으로 자칫하면 은행문을 닫을 수도 있는 중징계인 C&D(cease and desist order)를 받았다가 만 5년뒤에야 해지됐었다. 중앙의 문제는 국제부를 중심으로 한 환치기수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관련자 해고는 물론 5년간 일체의 지점증설이 금지되는등 중앙은 은행의 정상운영과 성장에 결정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나라은행은 지난해 10월 첵 카이팅 혐의로 2명의 지점장이 해고했다. 첵카이팅은 부도수표를 남발해 은행에 입금된 수표가 결제되기까지의 시간을 이용해 자금을 융통하는 행원과 단골고객의 전형적인 합작비리로 이들의 첵카이팅 규모는 각 50만달러, 1만,8000달러 규모로 다행히 내부감사결과 혐의가 드러나 옷을 벗는 선에서 끝났다.
윌셔은행의 한 지점장도 지난 99년 고객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부도수표를 받으면서 계속 돈을 막아주다가 자금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자체검사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해고됐다.
지난 6월에는 새한은행도 한 지점장이 고객이 받아온 수표를 홀드하지 않고 현금으로 바로 내어주었다 60만달러가 물린 이미디엇 크레딧 문제가 발생, 지점장등 2명을 내 보냈다.
지난 26일 해고된 퍼시픽 유니온은행의 한 지점장은 한국에서 1만달러가 약간 넘는 친지의 송금을 자신의 구좌로 받은 후 제 3자에게 넘겨준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은행간부가 이러한 ‘돈세탁’에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됐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같은 은행의 다른 오피서도 다른 직원 3명의 구좌를 빌려 한국으로부터 송금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됐었다.
감독당국으로까지는 비화하지 않았으나 이밖에도 밖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멀쩡하던 간부직원이 옷을 벗는 예가 많은 것이 한인은행가였다. 따라서 한인은행가 일각에서는 기왕 밖으로 터져 나온 이번 사태에 대해 오히려 홀가분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다. 고객도 행원도 이제 무리를 하거나 편법을 요구하는 일이 크게 줄지 않겠나 하는 것이다.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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