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재무부는 30년물 국채(재무부 채권)를 더 이상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로써 1977년부터 발행돼 안전하면서도 수익률도 비교적 높은 투자대상으로 각광 받아온 30년물 국채는 24년의 발행 역사를 마감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향후 유통물량이 줄어들 30년물 국채에 대한 매수주문이 쏟아지면서 30년물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0.32%포인트 하락한 4.88%를 기록했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5% 아래로 떨어진 수치이다.
재무부가 내세운 발행 중단의 표면적 이유는 "재정적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진짜 이유는 장기 채권의 중단이 곧 장기 금리의 인하로 연결돼 경기를 부양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무부는 연방정부가 지난 9월말 끝난 회계연도까지 4년 연속 재정흑자를 기록했고 지금은 일시적으로 경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수년내 경기가 회복돼 흑자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재정흑자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다른 국채에 비해 정부가 짊어져야 할 금리부담이 큰 30년물을 추가로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재무부의 논리다.
30년물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에 가장 오랜 시간 노출되는 채권이라 금리가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재무부는 지난해부터 실제로 단기물 국채 발행을 늘리고 30년물을 되사들여 30년물 유통물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금리의 인하를 유도,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것이 실질적인 이유라고 분석한다.
30년물 발행을 중단하면 30년물뿐 아니라 회사채와 모기지 금리의 기준역할을 하는 10년물에도 매수세가 몰려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0.18%포인트 내린 4.23%를 기록했다.
10년물 수익률 하락으로 회사채와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면 그만큼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은 줄어들게 된다.
도이치뱅크의 마이클 카스트너는 "장기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지면 경기에 강한 자극이 된다"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가 좋은 투자대상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0년물 국채는 안전성을 추구하는 보험회사나 개인 투자자들뿐 아니라 연기금 헤지펀드 채권펀드들이 포트폴리오 구성상 단골메뉴로 선호하는 채권이었다.
메릴린치 애널리스트 겐 해켈은 "시장 참여자들은 30년물 국채를 대신할 새로운 장기 투자대상을 찾아야 된다"며 "10년물이나 일본 등 다른 정부기관들이 발행한 장기국채, 회사채 등이 30년물 국채를 대체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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