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사건으로 뒤숭숭한 이 때, 며칠 전 힘이 센 동포 할머니가 자기보다 힘이 약하고 나이도 많은 같은 동포 할머니를 두들겨 팬, 웃지 못할 폭력사태가 한인사회에서 일어났다.
필자는, 동포들끼리 주먹질을 하다가 경찰서에 끌려온 사람들을 위해서 경찰의 요청으로 경찰서에 통역을 하러 가는데, 젊은 사람들끼리 싸우는 것은 자주 보았으나 이번 할머니의 폭력행위는 처음 보는 희한한 사건이라 하겠다.
이 사건의 경위를 보면 뉴욕에 가족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는 80대의 할머니(전씨)가 3년 전, 노인아파트 신청을 하기 위해 70대 초반의 할머니(김씨)의 소개로 플러싱에 있는 신청 대행업소(사설)에 가서 100달러를 내고 신청을 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났어도 아파트가 나오지 않자 전씨 할머니는 대행업소에 가서 항의를 하고 돈을 돌려달라고 했다. “돈을 못 돌려주겠다” “돈을 내놔라”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업소측이 경찰을 불러 경찰이 달려오기까지 했다.
경찰에 의해 떠밀리다시피 밖으로 나온 할머니는 그 길로 엘머스트에 있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커트하고 있었는데, 그 미용실로 김씨 할머니가 달려와 “내가 소개한 것이 뭐가 잘못됐냐. 왜 내 탓을 하느냐”며 전씨 할머니의 백을 집어서 전씨 할머니의 머리를 막 치는 것이었다.
신청 대행업소에서 김씨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화풀이를 했기 때문에 화가 난 김씨 할머니가 미용실로 달려온 것이다. 전씨 할머니의 백 속에는 크림통 등 화장품이 여러 개 들어 있었으므로 그 백으로 머리를 때리면 치명적인 흉기가 되어 큰 상처를 입힐 수가 있다. 유리로 된 크림통이 깨질 정도로 전씨 할머니를 때린 김씨 할머니는 전씨 할머니를 다시 바닥에 패대기를 치고는 발로 짓이겨 결국 전씨 할머니는 코피를 흘리면서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온몸에 멍이 들고 갈비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고 말았다.
전씨 할머니는 퇴원 후 경로센터를 찾아가 호소했으며 이곳에서 경찰이 와서 정식으로 사건을 접수했다. 그 후 보름이 지났으나 아무 소식이 없자, 전씨 할머니는 본 봉사실을 찾아와 사건이 경찰에서 어떻게 처리됐는지 궁금하다며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필자는 전씨 할머니와 같이 110경찰서에 가서 김씨 할머니가 고발됐는지 확인했으며 사건접수 번호를 정식으로 받아갖고 왔다. 테러는 ‘막가파’들의 폭력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김씨 할머니가 마치 ‘막가파’식으로 약한 할머니를 마구 두들겨 팼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김씨 할머니는 사과 한 마디도 없으며 반성의 기미도 없이 의기양양하게 요즘도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고 한다.
동포들끼리 싸워서 경찰서에 불려간다든지 법정에 가서 시비를 가린다든지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한인노인들이 젊은이들처럼 폭력을 휘두른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이다.
노인아파트, 메디케이드, SSI 신청 대행업소(사설기관)들도 문제가 많다. 신청한지 오래 됐는데도 늦어지면 왜 늦어지는지를 이해시키고 당사자가 이해할 때까지 납득을 시켜야 하는데 돈을 받을 때는 친절하고 그 다음에는 ‘나 몰라라’하는 식으로 외면하기 일쑤다. 위에 예를 든 대행업소는 전씨 할머니를 찾아가 깊이 사과해애 할 것이다. 대행업소 때문에 중상을 입게 되었으므로 물리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미국에는 Elderly Abuse(노인학대)법이 있는데 이 법은 엄격하여 노인에게 잘못하면 벌을 받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어찌됐건 동족끼리 금전적인 문제를 감정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 대화로 해결이 안되면 중재기관에 갖고 가서 해결을 하고 여기서도 안되면 법에 호소해야지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범법행위이다.
최근 우리 한인동포사회를 보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정이 메말라서 그런지 사소한 문제를 갖고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모습을 본다. 우리는 문화민족으로서 긍지를 갖고 서로 도우며 지혜롭게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민 1세들은 2세 3세들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 노인들끼리 주먹다짐을 하는 행위는 문화민족의 명예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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