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마음이 쓸쓸해지기도 하고 풍성해지기도 한다. 인생의 중년기를 심리학자들은 흔히들 사계절중 가을에 비유한다. 왜냐하면 외부적으로는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권에 들어가고 풍성한 수확이 있는 것 같이 보이나 내면적으로는 가장 고독과 혼돈으로 방황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결혼상담에서 중년기부부의 문제를 다룰 때 일반적인 부부갈등에 더하여 중점을 두는 부분은 ‘중년기’라는 특수성이다. 중년기란 청장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중간시기란 뜻인데 젊은 사람처럼 생각되기도 하다가 노인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자기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러므로 부부생활에서 중년의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서 혼돈감을 느끼거나 실망할 때가 많다.
황혼기 이혼이 늘어나면서 자녀들이 가정을 떠난 이후의 부부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가주국립의과대학의 해롤드 번스타인에 의하면 사람들은 중년기가 될 때까지는 자기의 가치를 자녀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자신의 능력에 따라 평가하다가 중년기가 되어 자녀들이 스스로를 돌볼 능력이 생겨서 떠나게 되면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느껴서 소외감과 절망감 그리고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중년기의 배우자 부정의 많은 경우가 새로운 경험을 통한 자기발견이나 자기 성취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이다.
중년기는 고독한 자기내면과 대면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인생이 그 사람이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닌 그 개인 자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면 중년기야말로 가장 자기 성숙을 추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가지고 있다. 존 쿠퍼와 라켈 할버그는 그들의 공저 ‘당신의 신나는 중년기’(Your Exciting Middle Years)에서 중년기는 "내면세계의 완성을 마무리하는 기간"이라고 정의하였다.
내안의 고독과 상대방의 절망감이 만날 때 서로는 부담스럽고 도망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나 한 잎씩 떨어지는 낙엽은 발에 밟힐 뿐이지만 내안의 고통을 인내하며 영글어가는 열매는 많은 사람에게 생명의 유익을 줄 것이다. 이 가을 서로의 고독과 아픔을 감싸 안으며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가는 중년 부부들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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