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과 나라은행의 합병건이 추진 초기단계에서 흘러나오면서 두 은행은 하루종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특히 나라의 경우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합병논의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보도문을 각 언론사에 보내는 등 사태수습에 진력했다.
은행 합병은 불가피하게 대량감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나라측 반응은 더 민감했다. 한 나라 직원은 “출근할 때 보니까 동료직원들의 눈빛까지 달라 보였다”고 합병추진의 파장을 전했다. 뉴욕, 샌호세 등에서도 사실여부를 묻는 전화가 은행은 물론 언론사등에도 걸려오는 등 파장은 타은행과 타지역까지 확산됐다.
초기 보안유지 실패
나라의 한 직원이 8일 “3주전쯤 한미쪽에서 두 은행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밝힐 정도로 초기단계에서 보안유지에 실패한 두 은행의 합병추진건은 그‘비밀’이 곳곳에서 새고 있었다.
심지어 “한미측 공인회계사들이 나라의‘실사’에 들어가 가격협상에 들어가기 직전이며 대략 장부가의 2.5배선에서 이야기될 것”이라는 말도 은행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 “통합은행의 행장은 누구, 은행지주회사의 책임자는 누구”라는 말이 은행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올 정도였다. 나라와 한미측의 회동도 목격되는등 물리적인 흔적도 남았다.
나라 ‘공식논의’ 부인
지난 7일 오후 “한미측과 합병추진을 논의했으나 성사까지는 난제가 많아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나라측은 8일 행장명의의 보도문을 통해 “경영진 사이에 합병에 관한 어떤 공식적인 논의도 없었다”고 논의자체를 부인했다.
‘공식적’으로 ‘경영진’간에 합병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합병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두 은행의 합병추진은 ‘비공식’ 라인으로 경영인이 아닌 대주주로 은행의 실질 주인인 ‘이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인은행간 합병추진 주역은 늘 이사들이었다. 거취 문제등으로 경영진은 합병 보다는 거의 합병 반대쪽이었다. 은행합병 추진에서 ‘공식화’이전에 항상 ‘비공식’이 앞서 간 것은 주가변동과 내부동요등 사안의 민감성 때문이었다.
나라측은 이날 같은 보도문에서 “적당한 합병 혹은 매수대상을 찾고 있으며 한미은행 이외에도 여러 은행과 접촉을 가진 바 있다”고 말해 합병 혹은 매수를 위해 한미와 접촉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아직 합병 가능성 있다"
나라은행의 한 직원은 “합병추진 소식은 직원들로서는 핵폭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동요가 그만큼 커 논의자체의 전면 부인등 수습이 급선무였다고 한다.
그러나 은행 합병 이야기가 비밀리에 더 진척되기 전에 알려진 것은 직원들로서는 다행일지 모른다고 의견이 강하다. 합병추진 사실이 노출되면서 합병추진에는 자연히 강한 브레익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나라측 이사는 9일 “탐색단계이나 아직 합병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육증훈 행장도 이날 공식적으로 합병이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중앙은행과 한 차례 합병추진이 무산된 경험이 있는 한미 직원들은 비교적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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