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방송이 아프간 전쟁 개전 이래 서방언론으로는 최초로 카불을 현지 취재, 5주째 공습을 받고 있는 카불의 모습을 9일 전했다. BBC는 카불 취재가 탈레반의 허가에 따른 것으로 보도진은 아프간에 체류하는 동안 탈레반군의 호위를 받았다고 밝혔다.
BBC 종군기자 레게흐 오마르가 그린 8일 카불의 모습에 따르면 미군기들은 이날도 하루 종일 폭격을 계속했으며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으로부터 자신을 카불로 인도했던 탈레반 전사는 왠만한 일에는 좀처럼 동요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잘랄라바드에서 탈레반 전사들을 처음으로 가까이 볼 수 있었는데 취재를 마칠 때까지 시종일관 탈레반 전사들은 소규모 부대로 나뉘어 있었으며 원활한 통신을 바탕으로 매우 민첩하게 움직였다.
전쟁에 휘말린 일반 국민의 생활상은 나가르하르 지방에서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이곳의 탈레반 전사들은 미군의 폭격에 맞서 보급품과 탄약을 이리저리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으나 주민들의 유일한 관심은 오로지 살아남는 것이다. 공습을 피해 은신처를 찾아 떠난 주민들이 뒤에 남긴 텅빈 거리에서는 오로지 정적만이 느껴졌다.
탈레반 당국은 주민들이 폭격을 피해 3주전부터 집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난민지원이라고 불러줄만한 활동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었고 그나마 남아 있는 주민들은 동냥을 하거나 피난올 때 싸가지고 온 보잘 것 없는 물건을 팔아 하루를 연명했다.
이같은 참담함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국민들은 삼삼오오 떼를 지어 몰려들어 "영국인을 죽여라"고 소리치며 시위를 벌였다. 난민들은 미군이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카불을 공격했다고 믿었다.
막강한 미국의 군사력을 맞고 있는 카불은 23년간의 전쟁에 산산히 찢겨진 가난과 고독의 도시였으며 하루전 퍼부어진 미군의 야간공습은 그날을 개전 이래 가장 집중적 폭격이 퍼부어진 날 가운데 하나로 만들었다.
밤이 되면서 공습에 대비해 단전조치가 시행되자 카불은 다시 칠흑 같은 어둠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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