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해변가에 위치한 록커웨이 마을의 주민들에게 11월12일은 전대미문의 테러사건이 발생했던 9월11일 만큼이나 끔찍한 날이었다.
아메리칸항공사(AA)소속 에어버스가 굉음과 함께 마을의 한 복판에 추락, 불기둥을 피워 올린 12일 오전, 주민들의 뇌리속을 번갯불처럼 스치고 지난 생각은 거의 어김없이 ‘후속테러’였다.
기체추락지점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던 자넷 바라소가 열 살과 열 여섯 살인 두 아들의 손을 낙아챈 후 정신없이 문밖으로 뛰어나간 것도 "공습을 당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거스 촐라키스는 자신의 뒷마당에서 100야드쯤 떨어진 곳에 거대한 비행기 잔해가 떨어지는 순간 깊이를 알수 없는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그를 지배한 생각 역시 "후속테러"였다. 하지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촐라키스는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다른 주민들과 함께 사건현장으로 달려나갔다.
주로 아일랜드계, 이탈리아계와 유태계로 구성된 록커웨이 마을은 지난 9월11일 월드트레이드센터 붕괴로 90여명의 주민이 희생돼 마을 전체가 초상집 같은 분위기였다.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이 마을에 거주하는 소방관들이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주민들은 충격과 슬픔, 분노가 뒤범벅이 된 착잡한 반응을 보였다. 캐더린 보일(27)은 "9·11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또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안타까워했고 촐라키스는 "벌써 13명의 친구를 잃었다. 왜 계속 우리 마을에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느냐"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은 "장례식 때문에 이곳 교회에 10번 이상 찾아왔었다"며 "다른 어떤 곳에서 일어났어도 큰 비극이지만 9·11 테러사건으로 이미 90명의 사망자를 낸 록커웨이에 여객기가 추락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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