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 미국인 양부모에 의해 입양된 재미동포 1.5세는 말할 것도 없고 조금 더 성장하여 미국에 왔더라도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재미동포 1.5세들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과 같이 미국인으로 봐야 옳다. 그들은 한국에서 한국인 부모에 의하여 태어난 것 뿐이지 모든 교육을 미국에서 받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들의 모국이고 한국은 조국일 뿐이다. 그들은 한국어 보다는 미국 영어를, 한국 음식이나 문화 보다는 미국 음식이나 문화에 더 익숙한 세대들이다. 만일 한국과 미국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들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전선에서 싸울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미국에서 한때 범죄를 저질렀다는 까닭으로 외국이나 다름없는 전연 낯선 한국으로 추방한다는 것은 매우 비인도적인 처사 정도가 아니라 아주 잔인한 또 다른 형벌이다. 그들의 범죄행위는 일차적으로 본인들의 책임이지만 그들을 키워준 미국정부와 사회가 그 2차적인 책임을 함께 져야 마땅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낳아준 부모가 한국인이란 까닭만으로 그들을 말도 통하지 않는 전혀 낯선 외국으로 추방하면 안된다.
14세 때 미국으로 영주하여 31년간 미국에서 살다가 사소한 범죄를 저질러 한국으로 추방된 재미동포 1.5세가 며칠 전 한국에서 권총자살을 했다는 가슴아픈 신문기사를 읽었다. 그가 종신형이나 사형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마약을 한때 했고 또 자기 부인한테 손찌검을 했다는 것으로 일년간 교도소 생활을 한 것 뿐인데 미국에서 그 형기를 잘 마쳤는데 또 한국으로 그를 추방한다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형벌이다.
미국에서는 음주운전이나 마약복용, 위조상표 판매 등 일년 이상 징역을 살 수 있는 범죄행위는 우리 주위에 많다. 1.5세들이 그런 범죄유혹을 뿌리치고 살려면 본인은 물론 미국 정부와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미국인과 같은 재미동포 1.5세들이 이곳 미국땅에서 온갖 나쁜 유혹을 물리치고 성인 군자처럼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오늘날까지 정의가 강같이 흐른다는 미국은 전세계에서 각 개인의 인권신장과 보호를 가장 앞장서 주장해 왔는데 미국을 모국으로 생각하며 성장한 재미동포 1.5세들에 대한 추방 형벌은 그와 같은 인권보호 차원에서라도 마땅히 거둬들여야 한다. 그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미국내 처벌을 강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본국 추방만큼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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