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가치관에 이상이 생겼을까.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서 아시아지역 17개국의 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한국 청소년들의 어른 존경심이 꼴찌로 나타났다고 한다. 여기에 관련하여 J신문사에서 청소년 304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는 그들 중 49%가 ‘우리 사회에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답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저희들끼리의 대화에서 부모를 ‘상말’로 지칭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한국 내 청소년들의 가치관이 허물어지는 것을 말하고 있을까. 이 지역 청소년들에게 똑같은 조사를 해 보면 과연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알고 싶다.
우리는 이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까. 그동안 쌓인 어른들의 자기 관리력 부족이 초래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 있다. 한편에서는 부모가 좀 변변치 못하더라도 존경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또 가정교육이 허술했던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의 합작일 것이다. 하여튼 앞의 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하나의 반성 자료를 제공하였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그것은 바로 인간 관계의 원점이다.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녀를 사랑하며, 희생적으로 그들을 양육한다. 부모는 자녀를 내 생명의 연장으로 생각한다. 자녀도 부모가 자기를 낳았고, 그들이 가장 믿을만한 보호자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부모와 자녀는 비슷하면서 다른 별개의 생명체이다. 그래서 ‘부전자전(父傳子傳)’도 있고 부자 부동(父子 不同)도 있다.
존경이란 무엇인가. 남을 높여 공경함을 말한다. 다른 사람을 알게 되면서 싹트는 사랑하는 마음이다. 존경이란 반드시 윗사람을 향한 어휘라고 제한할 필요는 없다. 어른이 어린이를 존경할 경우도 있다. 존경이란 자연발생적인 마음의 발로이지 강요되는 의무는 아니다.
자녀는 부모를 반드시 존경해야 하는가. 만약 이것이 의무라고 한다면, 마치 세금을 내는 마음과 같을 수 있다. 만약 이것이 스스로 우러나오는 마음이라면 마땅히 비옥한 토양이 있어야 한다. 비옥한 토양은 서로 잘 어우러지는 따뜻한 가정 분위기를 말한다. 따뜻한 가정에서는 서로 존경하게 된다.
그런 가정 분위기는 누가 만들어야 하는가. 여기에는 주연과 조연이 따로 없고 각자가 주연이다. 이는 모두가 가정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서 담당하는 일거리가 서로 다를 뿐이다. 가정에서 자녀들은 부모가 하는 일을 보고 배운다. 이 과정에서 자녀는 부모를 더 잘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고, 존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자녀의 개성을 이해하게 되고, 그가 도와주어야 할 부분을 알게 된다.
이 지역 자녀들은 부모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전에 한 학생과 대화를 하였다. 그는 ‘부모님한테 미안해요’라고 말하였다. 그 이유는 너무 열심히 일을 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시느냐고 물었더니, ‘나와 내 동생 대학 보내시려고요’라고 대답하였다. 그는 이어서 ‘부모님을 많이 사랑해요’라고 묻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하는 말이었다. 이 경우의 사랑은 ‘존경’과 동의어로 해석한다.
부모가 받고 싶은 최고의 훈장은 누구에게 받는 어떤 훈장일까. ‘내가 일류대학에 가기를 원하시는 것은 나를 자랑하시려고 그러시나요? 아니면 내 장래를 생각하시는 건가요?’라고 부모에게 질문한 학생이 있다. 그는 부모의 본심을 알고자 하였다. 부모로서는 섭섭한 마음이 들지만 편안하게 솔직하게 대답해 줄 수 밖에 없다. 솔직한 대화는 상호간의 이해를 증진하도록 돕는다. 한 부모는 자녀가 ‘존경해요’라고 말하자 두 눈을 붉히며 행복해 하였다. 또 다른 부모는 자녀가 보낸 카드를 넣고 다니며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였다. 부모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자녀를 대한다.
부모의 최고 훈장은 바로 이런 마음인 것을 자녀들은 알고 있어야 할텐데…
여기 보답하는 자녀는 성숙치 않아서 부모들을 때때로 당황하게 한다. 그러나 마음의 표현이 미흡함을 이해하고 내리 사랑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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