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거듭되고 있는 악재로 세상 살 맛조차 나지 않을 지경이다. 가뜩이나 추워지는 날씨에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으려고 한다.
9.11테러도 모자라 그 아픔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12일 오전에는 뉴욕 JFK 공항을 이륙한 아메리칸 항공기가 이륙직후 퀸즈 주택가에 추락해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또 다시 앗아갔다.
세계를 경악시킨 끔찍한 참극과 이에 따른 보복전쟁, 기타 크고 작은 올해의 악재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2001년, 21세기의 첫 출발은 결코 순탄치 않다. 때문에 연말마다 으레 사용하는 `다사다난했던 한해’라는 말로 올해를 마무리하기에는 어딘지 부족한 듯한 느낌이다.
연중 최고의 연휴로 꼽히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뼈아픈 아픔과 이에 따른 경제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는 지나온 한해를 무엇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인가?
그래도 감사할 일은 많이 있다고 본다. 9.11테러는 역사에 남을만한 충격이었지만 더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 감사하자. 12일의 사고비행기 역시 플러싱 상공을 지나는 비행기가 아니었음을, 추락지점 또한 한인타운이 아니었음을 깊이 감사하자.
9.11테러로 인한 아픔이 뉴욕재건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고, 세계적인 도시로써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으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도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현재의 역경 덕분에 기쁨이 배가되는 미래를 약속 받았음을 감사하자. 그리고 국가적 어려움으로 온 국민이 단결하게 됐음도.
또한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해준 것과 덕분에 이혼변호사들의 일감이 뚝 떨어졌다는 소식에도 감사하자. 서로의 안부를 걱정해주는 가족과 친구가 있고, 언제 닥칠지 모를 불안과 공포 속에서 서로를 지켜온 가족들이 연말연시에 식탁에 둘러앉아 따뜻한 만찬을 나눌 수 있는 작은 행복에도 감사하자.
오는 추수감사절 식탁에서는 감사의 조건들을 한번 세어보자. 어려울 때일수록 그래도 진정으로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더 큰 역경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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