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워싱턴에 대형 전통음악공연이 이어지면서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잔잔한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의 콘서트 홀에서 공연된 쑥대머리(광주시립 국극단)는 춘향전중 춘향이가 한양에 간 이도령을 연모하며 부른 옥중가로 이 공연은 춘향전중 쑥대머리편을 명창 임방울의 일대기와 함께 엮은 것이다.
이어 5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한국방송공사 국립국악 관현악단의 공연이 열려 청중들의 보기드문 호응을 얻었다. 관악기, 타악기, 현악기, 연주자등 약 70명으로 구성된 국악단은 궁중음악인 수제천에서부터 대금, 판소리, 시나위, 경기민요, 뱃노래, 사물놀이까지 국악의 모든 장르를 연주, 한인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큰 감흥을 불러일으켜 연이은 앙코를 요청받았다.
워싱턴 포스트지도 문화면 ‘고대 한국의 소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뛰어난 음악인들이 5천년 문화유산의 견본을 케네디 센터의 공연장으로 가져왔다”면서 임평룡씨가 지휘하는 방송공사 국악단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유래하는 한국의 국악을 평민과 궁중음악의 형태로 잘보여 주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10월 조지 워싱턴대 리스너 오디토리움에서 공연된 팔만대장경(현대극단)은 미국풍의 뮤지컬로 꾸며졌다. 지금으로부터 750여년전인 1236년 고려 고종 23년에서 시작하여 16년간에 걸쳐 완성된 팔만대장경(정확하게는 81,258장의 목판, 가로 70센티 세로 24센티 두께 3센티 무게 3킬로그램. 목판 한 장에는 앞뒤에 모두 644자 총 5천만여자의 불경이 새겨졌음.)은 고려가 몽고의 침입을 받아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 있을 즈음 고려인들이 부처님의 힘을 빌어 나라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대역사를 이룩해낸 것이다. 호국불교의 상징이다.
뮤지컬 팔만 대장경은 이같은 역사적배경에다 판각장이 ‘비수’와 양반자녀인 ‘단아’와의 신분의 차별을 극복하는 애절한 사랑 얘기를 곁들인 것으로 무대장치 및 장식소품 등이 모두 13세기 조선시대의 풍물로 꾸며졌고 배경음악도 국악이 자주 나와 청중들을 한국 전통 문화속으로 몰입시켰다.
그런데 워싱턴에서 본격적인 전통음악이 일반에 선보인 것은 1982년 오현주가 연출한‘대 춘향전’이 아닌가 한다. 이어 1986년‘88 서울올림픽’을 홍보하기위해 공연된 ‘코리아 86’ 에서는 박동진 김소희(판소리) 박귀희 황병기(가야금) 이매방(승무) 김무숙(살풀이)등 10여명의, 당시로는 국보급 인사들이 참가하여 워싱턴에 한국전통음악의 진수와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주로 대형 전통음악 이벤트를 워싱톤에 유치, 권영희씨(46. YHK and Associa
te, Inc. 대표. 워싱턴 가야금 협회장)에 의하면 90년대 들어서부터 작금까지 워싱턴에 30여번의 크고 작은 전통음악공연이 계속돼 왔는데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씨는 또 워싱턴 사회에서도 전통음악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져 감에 따라 관객들의 요구수준도 지금까지의 대중성과 민속성에서 점차 예술성으로 바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워싱턴 볼티모어 지역에서 주로 1.5세와 2세들로 구성된 풍물패가 한인사회의 행사와 주류사회의 다문화축제에서 한국의 풍물가락으로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볼티모어 풍물패 ‘한판’은 3년전에, 워싱턴의 우문터(우리문화 나눔터)는 10년전에 창설, 지역사회와 동포들의 사랑을 받고있는데 한국의 전통무용을 곁들인 풍물패는 태권도와 함께 한인사회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