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그로브 소재 한인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45, 풀러튼 거주)씨는 중학교에 재학중인 두 딸의 아버지. 그는 88년 5월 미국에 이민 왔으며 지금껏 가정에서 줄곧 한국말만 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태어났으며 가정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말을 사용하는 카운티 주민의 전형이다.
오렌지카운티 주민의 43%는 가정에서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전체 OC 주민들 가운데 아시아 혹은 중남미 등 미국이 아닌 외국 태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3%. 이같은 사실은 연방 센서스국이 20일 발표한 2000년 인구센서스 추가 조사결과, 밝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샌타애나시는 전국 대도시별 비교시 가정에서 스패니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센서스국은 샌타애나 주민들의 74%가 가정에서 스패니시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나하임시는 주민들의 42.8%가 가정에서 스패니시를 사용, 이 부문에서 4위를 차지했다.
이번 추가 조사는 카운티의 인구 다양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패니시를 구사하는 것이 구직등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김씨는 "미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자녀들의 한국어 습득을 도와주기 위해 가정에서 한국어 사용을 일관되게 지켜오고 있다"며 "다만 자녀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다른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들에게 스패니시 배울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타애나 시정부는 시의 히스패닉 인구가 급팽창하고 있는 것을 감안, 10년 전부터 직원 채용시 스패니시·영어등 이중언어 구사자 우선 채용정책을 고수, 히스패닉 이민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샌타애나 경찰국 폴 월터즈 국장은 80년대부터 경찰국 내에서 영어를 못하는 이민자들의 범죄 피해를 줄이고 이들의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이중언어 구사 경찰관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며 경찰국은 필요성을 인식, 이를 실천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7명의 샌타애나 시의원 가운데 4명, 5명의 샌타애나 교육위원 가운데 4명은 이중언어를 구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샌타애나시에서 스패니시는 가정뿐만 아니라 교회, 식당, 학교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언어가 됐다. 23년전 멕시코에서 이민 와 이곳에 정착한 한 가정주부는 당시 시일원 각급 학교에서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만나기가 어려웠으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며 언어장애가 사라진 덕분에 학부모회 활동에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만 영어를 많이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타애나 소재 피오피코 초등학교의 재학생(유치원에서 5학년)은 1,000여명으로 이들은 히스패닉 일색이다. 이 학교의 한인교사 고애미씨는 "어린이들이 외국어를 쉽게 배우는 경향이 있지만 학생들이 집에서, 심지어는 학교에서 스패니시로 대화함으로써 이들의 영어 습득이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센서스국은 이와는 별도로 샌타애나 거주 25세 이상 주민들 가운데 60%가 고교 중퇴자들이라며 대도시별 비교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donghhwa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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