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은 시장과 시의원 등을 뽑는 선거날이었다. 당사자들은 바빴겠으나 일반 유권자인 나는 한 3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한 것이 전부였다. 한국의 선거나 한인회장 선거와 비교해 보면 너무나 조용하고 평온해서 싱거운 느낌마저 들었다.
승자도 패자도 모두 조용히 결과에 승복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유독 우리 데이빗 정 후보가 시의원으로 출마한 지역인 팰리세이즈 팍 시장이 한국사람을 비하하는 공식편지를 선거 전날 유권자들에게 배포하여 정후보의 낙선에 큰 영향을 끼쳐 말썽이 되고 있다. 방송으로 들려오는 소식대로 라면 가슴속에서부터 치솟는 분노를 억제하기 어렵다.
언어와 관습이 다른 이 미국땅에 이민와서 혼신을 다해 일한 덕택에 이 정도라도 기반을 잡고 사는 우리에게 한인동포가 시의원에 출마하여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작의 문을 열었다는 사실에 크게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이 한 인종차별적인 생각을 가진 현직 주무시장의 악의에 찬 편지로 인해 좌절되었다니 용서할 수 없다. 당연히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대응해서 투쟁을 해야겠다.
그러나 때가 때이고, 사항이 자칫 잘못하면 인종차별이라는 극한적 일로 확대될까 걱정이 된다. 아이들이 하는 주먹싸움도 끝나고 나면 승자와 패자 모두가 피해가 있다. 게다가 그 싸움이 어른들에게까지 커지면 집안싸움이 되어 싸움이 끝난 후에도 상처가 크다. 분을 참지 못하는 동포들의 일각에서는 항의 서신은 물론 집단시위와 데모까지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신중하기를 당부하고 싶다. 지금은 잠재해 있지만 원래부터 이 나라에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다행히 핍박받던 사람들이 목숨 걸고 얻어낸 평등과 화해의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있는 것이다.
데이빗 정후보가 한국인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는 한국시민으로 미국시의원에 출마한 것이 아니고 한국계 미국시민으로 시의원에 도전한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하겠다. 정후보가 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한다면 그것은 이 미국땅에서 인종차별적인 편견을 가진 한 팰팍의 미국시민 시장 개인을, 인종차별주의자를 싫어하고 시민의 평등을 주장하는 미국시민 ‘데이빗 정’이란 한 시민이 싸우는 것이다.
따라서 데이빗 정씨는 한인동포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인종차별주의가 영원히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인종차별주의자를 응징해야 한다고 동의하는 사람들의 대표인 것이다.
그들이 중국인이건, 유대인이건 관계없이 작금의 팰팍 시장과 같은 인종차별주의자를 싫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찬사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겠다. 잘못하여 정후보의 투쟁이 한국인의 대표로 한국인을 위해 싸우는 것이 되면, 팰팍 시장 또한 한국인을 제외한 모든 팰팍시의 시민들을 위해 총대를 맨 전사로 여겨질 것이다.
최근 몇년 사이에 팰팍에는 우리 한인들이 대거 이주했고 대다수의 상권도 한인들이 장악한 것이 사실이고 보면 일부의 주민들이 한인들의 집단이주로 인해 생겨나는 변화를 맞아 당황하고 우려하는 마음을 갖게되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이해되어야 한다고 보겠다.
되새겨 볼 것은 돌이켜 보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자제와 노력으로 개선하여 타민족과의 화합의 길을 찾아야 하겠다. 시장실로 불려가서 메모를 하고 시위를 하는 집단행동으로 시장의 억지 사과를 받아내고도 팰팍 시민 대중의 적이 된다면 이기고도 지는 결과가 되는 것이 두렵다. 합법적이고 조용하게 강력한 법적대응을 해서 그를 응징할 수 있도록 시급히 대책위원을 구성하고 소송비용을 갹출하여야 되겠다.
한 시장 개인의 한인에 대한 부정적 적대감을 응징하기에 앞서 앞으로 한국계 미국시민으로서 이 나라에서 후손들을 키우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로서는 더불어 사는 이웃들을 적으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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