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열의 경제칼럼 98
▶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유고 내전이 한창일 때 밀로셰비치 정권을 세르비아에서 몰아내려 시작한 미국의 폭격이 한창일 때 일이다. 베오그라드 시내 한복판에 있는 중국 대사관이 미국의 폭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물론 중국에서는 온 나라가 들고일어나 야단을 쳤다. 미국은 사과를 했다. 실수에 의한 오폭이었다고. 중국은 지식인들까지도 믿지 않았다. 엄청난 기술로 무장하고 CIA가 온 세계 정보를 훤하게 갖고 있는데 실수라니 말도 안 된다. 고의적인 짓이다….
온 세계에서 심지어 최근 영국 런던의 토크쇼에 이르기까지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초강국 미국의 경제가 전 세계 경제에 너무나 막대한 영향을 갖고 있다고 야단이다. 미국의 군사행동까지 하나 하나가 미국 경제의 세계 제패와 연관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한국에서도 자주 나오는 이슈가 세계화가 한국 경제에 가져오는 나쁜 영향이다. 최근 시끄러운 농민들의 농산물 수매가에 대한 정부정책 저항도 연장선상에 있다. 투자유치를 위해 김대중 정부가 마이클 잭슨, 조지 소로스 같은 경제에서 존경과는 관계가 없는 이들까지 불러들이던 일은 또 잊어 버렸다. 한국 기업과 은행들이 대량으로 미국에 팔려간다고 야단치는 매스컴은 자주 보는 일이다.
세계화는 과연 미국화인가. 미국 바깥 모든 곳에서 경계하는 대로 세계 경제는 미국 경제의 확장된 마켓으로 되고 있는가. 필자의 생각은 Yes도 아니요 No도 아니다. "아마 그럴 것이다"쯤 일까. 세계 경제는 달러를 기조로 하고 있다. 유로가 나왔으나 보잘것없는 힘이라 앞으로 우리 살아있는 동안에는 달러에 기를 펴지 못할 것이다. 달러가 세계 화폐로 되어 있는 환경에서 오는 혜택은 엄청나다.
세계화는 흡사 미국 경제란 잘 단련된 체육인과 어디 한 군데나 신체 여러 곳에 이상이 있어 완전한 컨디션을 내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과의 경쟁에 비유된다. 그런데 세계의 인식이 9·11이란 비극으로 많이 바뀐 것 같아 보인다. 미국이 그동안 생각해 오던 그런 무섭고 빈틈없는 거인이 아닌 게 보이는 것이다.
모든 걸 계획하고 빈틈없이 실행하는 그런 정부란 없다. 정부란 말 자체가 비능률과 비효과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지금에 우리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유럽, 남미 할 것 없이 미국을 보는 눈에 오는 변화를 감지한다. 중국 최대의 웹사이트 책임자가 한 얘기가 인상적이다. 9·11이 그들에게 미국과 경쟁할 수 있을 날이 머지않아 오리라는 자신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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