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팝콘! 그레이트 팝콘!" 자동차를 주차하고 내리는데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맛있는 팝콘’이라는 것인지 혹은 ‘위대한 팝콘’이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팝콘 사라는 소리임에는 틀림 없었다. 팝콘을 많이 튀겨 놓고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 봐서 장사가 제법 잘되는 것 같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지난번 우리 부부의 유언장 작성을 도와주었던 변호사가 임시 팝콘 장사로 변신해서 신나게 장사를 하고 있었다. 옆에 가까이 가니까 나를 알아보고는 공짜라면서 한봉지 가득 담아 건네주었다. 팝콘은 공짜지만 50센트 이상 적당한 금액을 도네이션 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을 맞아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기금은 9.11 테러희생자 유족들을 돕기 위해 보내진다는 설명을 듣고 나는 기꺼이 5달러를 모금상자에 넣었다.
나이도 지긋한 변호사는 인상도 좋고 우선 마음을 편케 해 주는 인자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날은“AMERICAN SPIRIT FUND" 라고 새겨진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진짜 팝콘 장사를 하고 있었다. 공짜로 팝콘을 주니까 어떤 신사는 10달러를 내기도 하고, 어떤 꼬마는 1달러를 내고, 어떤 숙녀는 5달러를 도네이션 하기도 했다. 누구든지 옆에 가면 한 봉지씩 나누어 주고, 그러면 모두 얼마씩 도네이션을 하였다.
또 이발관 아저씨는 두 시간 동안 영업한 금액을 전액 도네이션 한다고 했다. 이 아저씨는 라리 라고 하는 애꾸눈 아저씨다. 궁예같이 애꾸눈이지만 늘 명랑하고 이발도 잘 해서 내가 단골이다. 월남 참전용사로 월남에서 한쪽 눈을 잃었다고 한다. 우울하고 외로운 생활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분은 늘 명랑하고 여러가지 훌륭한 일을 앞장서서 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팝콘장사 변호사 에드워드도 그 중 한사람으로 늘 라리가 하는 구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다. 금년에는 팝콘 장사를 잘 하여서 380달러나 벌어서 원금 8달러를 빼고 나머지 전액을 기금 모금기관에 보냈다고 한다.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타와 펜타곤 희생자 유족들을 위해 총 4,000달러를 모금해 미 적십자사에 전달했다고 한다.
기분 좋게 구호 활동을 하는 라리를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이발을 하고 후하게 팁을 보태서 지불하며 그의 후원자가 되었다.
자기 한눈을 희생하면서 까지 국가를 위해 싸웠고 지금은 자기보다 더 마음 아파하는 유족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이발사 라리와 변호사 에드워드는 훌륭한 미국 시민으로 존경할 만 하다.
집에와 보니 아내도 팝콘을 한 봉지 가지고 있었다. 아내는 1달러를 도네이션 했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의 소금이 되라는 뜻인지 팝콘에 소금을 너무 뿌려 짜서 먹을 수가 없다. 집안에 두면 팝콘 냄새가 좋기 때문에 두고두고 조금씩 먹으며 냄새도 맡고 그들을 생각하라는 뜻으로 생각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발도 하고 팝콘도 사며 좋은 일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을 보고‘미국의 힘이 이런 곳에서부터 나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의 리더로서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는 국민들은 작은 일에 자발적으로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을 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테러의 공포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 평화스럽게 살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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