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전통은 탈레반의 철권통치보다 무섭고 끈질겼다.
탈레반이 북부동맹군을 피해 야음을 틈타 카불을 빠져나갔을 때, 프리바(19)와 사예드는 둘이 함께 할 황홀한 미래를 꿈꾸며 교도소 문을 나섰다. 이들은 ‘부적절한 관계’라는 죄목으로 탈레반의 가정법원으로부터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아프간의 현실 앞에 무참히 깨어졌다. 탈레반이 물러간 세상에도 이슬람의 전통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들을 탈레반 당국에 신고한 장본인은 프리바의 아버지였다. 자신이 지정해준 신랑감을 딸이 거부하자 화가 치민 그는 탈레반 당국에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던 것.
프리바의 아버지와 친척들은 ‘돌아온 연인’을 새로운 실력집단인 북부동맹군에 다시 고발, 재수감토록 하는 한편 "관계를 끊지 않으면 둘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덕분에 프리바는 카불 교도소에 남아 있는 유일한 여죄수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교도소 간수는 "결혼을 원하는 젊은 연인을 부모가 갈라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이들을 재수감한 것은 프리바의 아버지와 친척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현재 사예드는 납치죄로, 프리바는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죄로 복역중이지만 이들의 진짜 죄목은 이슬람 전통을 거부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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