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버리고 떠난지 3주째에 접어든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는 이제 술까지 팔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지가 5일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카불에서는 중국산 싸구려 포도주 한 병이 35달러, 러시아산 보드카 한 병이 100달러 하는 식으로 술도 팔리기 시작했다.
물론 이 같은 술은 10달러면 한달을 살아가는 아프간 현지인들을 위한 것은 아니나 불과 3주전까지만 해도 음악을 듣는 것도 불법이었던 아프간에서는 격제지감을 느끼게 해주는 변화다. 혼수품 전문점, 초쿄렛이 묻어있는 설탕 쿠키를 만드는 제과점, 중국산 분을 파는 화장품 가게, 파키스탄제 땅콩 버터를 진열해 놓은 상점도 카불에 새로 등장한 볼거리다.
음악도 마찬가지. 카불에서 이제 음악이 들려온다는 것 자체는 뉴스가 아니지만 탈레반의 학정에 찌들었던 주민들은 아직도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보면서 들려오는 음악을 즐긴다.
갑자기 부르카를 벗어제끼며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 여성도 볼 수 있다. 탈레반 집권 시절 5년동안 집에서 몰래 배운 영어가 써보고 싶은 것이다.
카불에는 이민의 꿈도 있다. 카불대 정외과 출신으로 탈레반 정권에서 일했던 한 청년은 탈레반 집권기 마지막에 받지 못했던 4개월치 월급 24달러에 미련이 없다. 그가 매일밤 꾸고싶은 꿈은 다른 나라로 가서 새로운 모습으로 사는 모습에 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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