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사태 이후 공항 술집이 만원이다. 보안상의 이유로 예전보다 더 일찍 공항에 나가서 비행기를 타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타난 현상.
이제까지 출장 가는 판매원들은 말짱한 정신으로 택시에서 내려서 게이트로 뛰어들어가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요즘 그들은 비행기가 이륙하기 두어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서 몇 시간을 바에서 보낸다. 신시내티의 세일즈우먼으로 한달이면 20일을 여행하는 리사 스미스는 "공항에 갇혀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어요? 요즘은 비행기 승객 10명중 9명은 취해 있는 것 같던데요"라고 말한다.
스미스의 말은 물론 가정이지만 공항 술집들의 판매 기록을 보면 그 말에 일리가 있음이 드러난다. 테러사태 이후 비행기 승객은 감소했건만 공항 술집의 매상은 전혀 변동이 없는 것이다.
미국 내 65개 공항의 음식, 음료 및 소매 서비스를 관리하는 HMS 호스트사의 올해 전국 공항 술집 매상은 지난해 똑같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비행기 승객인 9월과 10월에 총 28%나 줄어든 것을 감안할 때 그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항공업계는 11월 승객 숫자는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 내 HMS 호스트사 소속 38개 식당과 술집 관리인인 티모시 슬레이니는 "술집 매상은 늘고 있습니다. 승객 숫자와 술집의 거래 건수를 비교해 볼 때 9월11일 이후 8%가 증가했습니다"고 말한다.
HMS 호스트의 비즈니스 개발담당 부사장 스티브 이잔트는 기내식 서비스 감소와 공항내 검색이 강화된 것도 이유라고 덧붙인다. "검색 때문에 더 일찍 공항에 나오라고 하지만 제시간에 오면 기다리지도 않고 더 빨리 검색을 통과하거든요. 갑자기 시간이 더 많이 남게 된 시간에 무얼 하겠습니까?"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온 소방관 케빈 호네커는 하루에도 두 번씩 그런 경우를 당했다. 랄리 공항에도 이륙 2시간반 전에 도착하여 검색을 5분만에 마치고 빈둥거렸는데 볼티모어-워싱턴 공항에서도 버팔로로 가는 비행기편을 타기까지 2시간이 남은 것.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 시간이 잘 가니까 언제나 술집에 가기를 좋아하는데 오늘은 술집이 만원이라 앉을 데가 없군요"
그러나 음주량이 느는 데도 기내에서 소란을 피우는 승객은 별로 없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현상이다. 올해 기내 난동을 예방하기 위한 공항 및 기내 안전조치 강화를 위해 로비를 벌인 비행승무원협회는 기내 난동의 제일 요인으로 알콜을 지적하고 모든 항공사에 보다 철저한 대비책 마련은 촉구했었으나 이 문제 역시 테러 이후 관심사에서 제외되었다.
US 에어웨이즈 승무원 앨린 보스웰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눈에 띄게 술에 취한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는데 9월11일 이후 그런 경우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 비행승무원협회 대변인도 알콜 관련 무질서 고발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동행한 코리 기븐스와 함께 기다리면서 4시간 동안 80달러 어치나 맥주를 마셨지만 아직도 비행기를 타려면 반시간이 더 남은 스미스는 9월11일 같은 일이 없었다면 자신은 콜라를 마셨지 불안을 달래기 위해 맥주를 마시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