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장 남은 달력이 올해를 마무리해 가고 있다.
쌀쌀한 거리를 오가는 인파 속에는 새해 캘린더를 말아 쥐고 웅크린 어깨로 바쁜 걸음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 크리스마스카드가 배달되기 시작하고, 번화가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캐럴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어느덧 세모에 와있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다’, ‘테러와의 전쟁이다’ 해서 연말의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예년에 비해 다소는 가라앉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한인 대형 연회장에서는 여전히 망년회 예약이 밀리고 벌써부터 향연이 무르익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반면에 거리에 놓여있는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기온만큼이나 썰렁하게 비어 있고, 양로원이나 고아원같은 복지시설을 찾는 사람의 발길 또한 예년에 비하면 매우 한산하다고 한다.
해마다 연말 연시면 ‘불우 이웃을 돕자’는 구호가 요란하지만 해가 갈수록 온정의 손길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복지시설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복지기관들이 자체적으로 벌이고 있는 성금 모금 창구의 접수실적도 극히 부진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제 한 장 밖에 남아있지 않은 달력을 보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흥청망청 한해를 의미없이 흘려 보내기 보다 주위의 불우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온정을 베풀 수 있다면 그만큼 연말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연말 모임을 자제·축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 위한 모임으로 전환해보면 어떨까 싶다. 또한 양로원이나 장애자 보호기관을 직접 찾아 그들과 함께 하며 잠시나마 외로움을 달래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우리 자신의 불우한 이웃을 모른 체해서는 우리가 속한 사회를 더욱 성숙한 사회로 만들 수 없다는 소박한 진실을 다같이 행동으로 확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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