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시각
▶ (그렉 이스터브룩/ 뉴리퍼블릭)
미 해병과 북부 동맹이 알 카에다 조직이 숨어 있는 토라 보라 동굴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가 쉽지 않다. 땅 속 깊이 뚫린 터널에 폭탄을 투하해 봐야 별 효과가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돌파를 시도하면 희생자가 많이 날 것이 분명하다.
아군의 희생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기는 있다. 지하 핵실험을 하듯 땅을 파고 지하에서 핵폭탄을 터뜨리는 것이다. 터널이 무너지면서 그 안에 있던 사람은 몰살되지만 아군의 피해도 없고 방사능 유출의 염려도 없다.
미군이 갖고 있는 벙커 파괴 폭탄은 지표 바로 밑에 있는 시설은 파괴할 수 있지만 땅 속 수백 피트 아래까지는 파고들지 못한다. 그렇다고 부비트랩이 널려 있고 좁디좁은 통로를 지나가야 하는 동굴 안으로 미군을 들여보낸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다.
출구를 막고 드릴로 땅을 파 폭탄을 투하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그러나 알 카에다를 몰살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핵을 쓰는 것이다. 지하에서 폭발시키면 지상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고 방사능 유출을 걱정 안 해도 된다. 우리가 땅을 파고 있다는 소식만 전해져도 알 카에다 요원들이 굴속에서 기어 나올지 모른다.
핵을 쓰지 않고 마무리지을 수 있으면 더 좋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테러리스트를 잡기 위해 핵을 쓰면 나중에 이들이 "너희가 먼저 시작했다"며 핵 테러를 할 구실을 주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알 카에다에게 핵이 있었다면 벌써 쓰고도 남았을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장차 이들이 핵을 쓰지 못하도록 전멸시키는 것이다.
이미 미군은 벙커 파괴 폭탄에 소형 핵무기를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공중에서 이것을 떨어뜨리면 땅 속을 파고들어 폭발하게 된다. 이런 무기가 장차 이라크와 북한 등 핵무기 개발 국가를 상대로 싸울 때 필요할지 모른다. 땅 속 깊이 감춰준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핵을 쓰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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