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간간이 산발적으로 계속되어온 [개고기 파동]이 또 크게 터졌다. 최근 채널 11에서 2차에 걸쳐 특집방송을 했고 3차 방송을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뉴욕주 상하원에 개고기 판매를 불법화하는 법안이 상정되었고 뉴욕주와 시 관계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한인식당들에까지 조사범위 및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우리한인들의 이미지 훼손은 말할 것도 없고 무고한 한인식당들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88서울올림픽 때에도 보신탕 시비가 있었고 최근 세계축구연맹에서도 2002월드컵에 관해서 한국의 보신탕문제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 불란서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한국사람들의 개고기 먹는 것을 풍자해서 남자 하나가 등가방에 아주 귀엽게 생긴 조그만 애완용 개를 넣고 다니면서 “이것이 내 점심용”이라고 익살을 떠는 것을 보고는 아연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에 와서까지 개고기를 먹겠다고 극성을 부리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한인 전체가 얼굴에 개똥칠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야만인 취급을 당하면서까지 꼭 개고기를 먹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한국남자들의 정력이 그렇게 부족하고 아니면 ‘개고기 중독증’에라도 걸렸단 말인가?
왜곡보도냐 과장보도냐, 개고기냐 코요테 고기냐를 따지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지엽적인 논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왜 우리가 뉴스기관이 특종기사로 취급할만한 창피스러운 일들을 계속하고 있느냐이다.
본인이 지난 7월 23일자 오피니언란에서 언급했듯이 개고기 먹는 문제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동물 중에서도 때로는 한 가족처럼 생각하는 ‘개와 사람’의 특수관계에서 발생되는 감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양음식에도 달팽이 말고기 원숭이 골 등 혐오감을 주는 음식문화가 있는데 개고기 먹는 것을 시비대상으로 하느냐고 우기는 ‘보신탕 옹호론자’들은 이 ‘개와 사람’의 특수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달팽이 먹는 것과 개고기 먹는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간 한국일보 오피니언란에 실린 보신탕 옹호(유지)론자들의 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서양인들이 개고기 먹는 것을 야만시하고 비난하는 것이 “한민족에 대한 경멸”이고 “그들의 그릇된 우월감” 때문이며 “한민족에 대한 인종차별”이고 “우리가 힘이 없어서 우리 생활습관이 지탄받는다”고 우기는 것은 너무 억지이고 설득력이 약하다. 심지어는 “단군자손으로서의 민족정체성을 확인하는 방법의 하나로 개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할 말이 없다.
최근 뉴욕한인사회에서 대규모 시위 등 항의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판단, 한인회의 자성과 자체 계몽 등 사태를 조용하게 수습하는 것이 좋다고 의견 합의를 보았다고 하는데 본인도 전적으로 동감이다. 채널11에 항의전화, 이메일을 보내는 것은 좋지만 항의 시위등으로 문제를 더 확산하면 더 창피당하는 사람은 우리들 뿐이다. 우리 서로가 자숙하고 충고해서 앞으로는 또다시 ‘개고기 망신’을 당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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