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열의 경제칼럼100
▶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부자가 된 이들은 운도 있었지만 경제를 멀리 볼 줄 아는 눈들이 있었다. 장기적 투자로 돈을 버는데는 특히 이 멀리 보는 눈이 있어야 하는데 그 가장 유명한 투자자인 워렌 버핏에게서 우리는 얼핏이나마 그 단면을 보게 된다.
세계 몇째 가는 재산가로 투자의 귀재이면서 오마하 시골 40만달러 짜리 중산층 집에서 살며 자기 자식에게는 25만달러 유산을 공개리에 약속한 현인. 멋있는 인간이기도 해서 더욱 모든 이들에게 어필하는 그는 경제를 이렇게 멀리 본다.
워렌 버핏은 미국의 경제 성장과 주식 가격 오르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얘기한다. 1964년부터 1981년까지 17년 동안 미국 경제의 총 생산은 거의 4배가 컸으나 주식가격 평균 다우존스는 똑같은 875였다. 전혀 주가 상승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음 17년 기간인 1981년에서 1998년까지 미국 경제는 한배 반 정도밖에 성장하지 않았는데 주식 가격은 11배가 오른 것이다.
주식가격이라는 것이 미래의 기업 순이익을 현가로 환산한 것이고 현가 계산에 이자율이 분모로 사용되니까 그는 이 두 가지를 주의 깊게 본다. 장기 정부 채권으로 본 이자율이 1964년 4퍼센트 조금 넘었고 1981년 14퍼센트 조금 덜 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1998년에는 5퍼센트 조금 넘는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이자율이 내려가고 기업 이익 예상이 좋아지면 주식 가격은 오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1998년까지 주식가격이 오른 것에 대한 설명은 되었는데 1999년부터 지금까지는 어떻게 되었는가. 1999년 여름, 공개 석상에서 주식 얘기를 꺼리는 그가 드물게 예언을 한 적이 있다. 주식에서 오는 투자 수익률이 너무 높아져 있어서 도저히 그 수준으로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고 곧 주가 폭락이 있을 것이다. 8개월 조금 더 있다가 주식 시장은 (2000년 3월) 드디어 폭락하게 된다.
그러면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는 경제의 총생산에 대한 주식시장 가격 총액의 비율을 얘기한다. 2000년 피크일 때 비율이 190퍼센트였고 지금은 130퍼센트 정도 된다. 이 비율이 70∼80 정도일 때 주식을 사면 좋을 것이다. 투자에 대한 얘기에서 그를 흠잡을 수 있는 이들이 거의 없으니까 그의 이 얘기는 들을 가치가 있다.
얘기를 끝내기 전에 왜 워렌 버핏이 자식에 대한 상속을 25만달러로 정했는가 한 10년 전에 얘기한 바를 말씀 드리려한다. 그 액수면 자식이 투자해서 잘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 투자자금으로 충분하다. 그렇다고 한번 유산상속으로 부자로 계속 살기에는 그 돈으로 모자란다. 결국 부모 덕에 평생 부자로 사는 것은 보지 않겠다는 얘기요 철학이다.
한국에 있는 우스운 부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를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현명하지 못한 이들이 부자가 되고 그들의 숫자가 많아지면 세상은 지금의 한국처럼 우스워지는 것일까. 미국은 다행히 부자들 중 현명한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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