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길기 때문에 미국에도 미망인이 홀아비보다 많다. 2000년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연령층에 속한 미망인 인구는 850만명으로 200만명을 헤아리는 홀아비 인구의 4배가 넘는다.
하지만 65세 이상의 홀아비 인구는 80년도 인구센서스 당시에 비해 70만명이나 늘어났다. 노인 홀아비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여성들은 알게 모르게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는 시나리오를 받아들이지만 남성은 저승길에 아내를 앞세우는 상황에 대한 심리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사회학자와 심리학자들은 늘그막에 상처를 한 남성이 남편을 잃은 동년배의 여성보다 현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가장 큰 고충은 가사처리다. 평소 가사분담 ‘타협’을 성실히 이행해온 남편이라 해도 막상 아내가 저 세상 사람이 되어 버리면 지휘관을 잃은 병졸처럼 허둥대게 마련이다.
목회활동을 하다 은퇴한 올해 83세의 칼 에르하트가 그 좋은 본보기다. 지난해 3월 상처한 에르하트는 우선 식사준비와 청소, 세탁 등의 자질구레한 가사일 처리로 정신이 없다. 집안 청소는 격주로 도우미를 고용해 해결하고 있지만 당장 음식을 장만하고, 설거지를 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아침 식탁에 놓였던 식기들이 점심때까지 고스란히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 다반사가 됐고, 아내의 잔소리 덕에 늘 깨끗하던 옷차림도 흐트러졌다. 심적 상처야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지만 일상적인 삶을 원상복구 시키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인디애나대학의 존 매킨토시 심리학 교수는 상처한 남성은 타인들에게 자신의 슬픔이나 고충을 털어놓는 것을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말년의 홀로살이가 더 힘들다고 지적했다.
올해 83세인 프랭크 팔머는 97년에 직장암으로 아내를 잃은 뒤 두서 없는 방황을 계속하다 최근 20여명의 홀아비들로 구성된 상조회에 가입하면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뜸했던 출가한 세 딸들과의 교류도 그의 생활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다. 그는 아내의 빈자리가 이처럼 클 줄은 미처 몰랐다며 앞서간 로라의 사진을 어루만졌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