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교 극단주의 집단, 알카에다가 비행기 납치를 이용하여 미국에 대해 테러 공격을 가한지 3개월이 지났다. 그후 연일 미국 및 교포 신문, 방송은 9.11 사건의 여파와 그 테러를 응징하기 위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상황을 집중 보도한다.
신문의 사설이나 독자의 글도 테러의 여파 및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에 자주 초점을 맞추었다. 그동안 미국 신문과 교포 신문에서 이슬람교 및 알카에다의 테러 행위에 대한 많은 글을 읽었는데, 왜곡된 점이 있는 것 같아 이 글을 통해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어떠한 역사적 사건도 그 원인과 결과가 있게 마련인데, 지금까지 뉴스 매체는 9.11 사건의 여파만 분석했을 뿐 그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해 왔다. 하루아침에 4,000명 가까운 인명 피해가 있었고 미국인을 테러에 대한 공포로 몰아 넣었으며,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등 9.11 사건은 문명 미국사회에 엄청난 위기 및 자존심 손상을 가져왔으니 매스컴이 그 여파에 초점을 두어 보도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앞으로 회교 극단주의자 알카에다에 의한 미국인에 대한 테러행위를 막기 위해서도 우리는 왜 그들이 그렇게 엄청난 살상, 파괴행위를 미국내에서 자행했는가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알카에다의 성립과 그들의 미국인 살상행위를 이슬람교 자체의 성격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한 한인목사는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회교는 종교라기 보다는 종교심리를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간교한 사교다”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회교도들을 모독하는 내용으로 만약 회교도들이 그 글을 읽으면 그들의 항의를 받을 수 있다.
많은 회교국가가 미국보다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시키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회교 자체가 정치를 목적으로 한 사교라고 단정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회교가 중동 뿐 아니라 모든 대륙의 수많은 나라에서 수십억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겠는가?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퀸즈대학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회교도 학생들이 많다. 그들과 대화해 보면, 회교도들이 모든 사람들을 형제, 자매로 생각하며 타 종교를 배척하지 않는 면에서 기독교인 보다 더 개방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회교도들은 기독교가 아니라 미국을 위시한 서구의 자본주의와 기계문명에 위험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서구의 자본주의와 기계문명이 마약, 성 문란 및 전통 가족제도의 파괴를 초래한다고 그들이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교도들의 서구문명에 대한 거부감은 기독교에 대한 거부를 포함하지 않는다. 아마도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회교를 더 많이 거부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추종하는 알카에다 구성원이 미국을 적으로 보는 더 근본적 지유는 미국의 중동에서의 역할 때문이다.
중동은 2차대전 전 오래동안 영국 식민지를 경험했으며, 2차대전 종식 이후 이스라엘 국가 수립과 함께 반식민지에 준하는 미국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특히 미국의 이스라엘 보호를 위한 군사적, 정치적 지원은 중동 회교국가에게는 큰 위협으로 느껴졌다.
유대인이 나라 없이 여러 세기를 방황하다거 2차대전 후 그들의 옛땅에 이스라엘 국가를 세운 것, 그리고 600만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수 세기 동안 살아온 땅을, 2차대전 후 영국의 압력으로 유대인에게 빼앗겨야 했고 그 후 미국의 보호 속에 있는 이스라엘과의 3번 전쟁에서 참패, 더 많은 땅을 빼앗겨야 했던 아랍 회교도들에게는 이스라엘 뿐 아니라 미국에 대해서도 증오를 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미국과 영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빈 라덴과 그 일당을 완전히 소탕, 제거해도 또 다른 극단주의 회교도들이 이들의 위험한 정치, 테러행위를 이어받지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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