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매이시 백화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제임스 프레지어(19)는 10살때부터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았지만 이제는 믿는다고 말한다. 최근 맨해탄 34가에 서있던 그는 흰머리와 회색 턱수염에 산타클로스 같이 생긴 신사가 난데없이 나타나 꼭 필요했던 100달러를 주었기 때문이다.
프레지어가 목격한 산타클로스는 캔사스 시티의 부유한 비즈니스맨으로 철저하게 신원을 감추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비밀 산타(Secret Santa)’로만 알고 있다. 비밀 산타는 지난 22년간 선행을 베풀었으며 올해에는 9·11테러로 상처받은 뉴욕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처음으로 뉴욕을 방문, 시내를 배회하며 수십여명에게 100∼1,000달러씩 현찰을 나눠주었다. 18일부터 3일간 2만5,000달러를 나눠준 그는 성탄절에 캔사스 시티에 돌아가 2만5,000달러를 더 나눠줄 계획이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과 함께 자란 비밀 산타는 한때 무일푼의 무숙자였다. 내리 이틀간을 굶은 그는 식당에 들어가 주린 배를 채운뒤 지갑을 잃어버린 것처럼 연기를 했다. 그의 사정을 알아챈 식당 주인은 "20달러 짜리 지폐를 줏었는데 네가 떨어뜨린 돈인가 보다"며 건네줬다. 비밀 산타는 식당주인이 베푼 선행을 잊을수 없었다고 말했다.
드디어 비즈니스맨으로 성공한 그는 79년부터 선행의 빚을 갚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무렵 그는 햄버거집 종업원에게 50달러를 건네준뒤 잔돈을 가지라고 했더니 종업원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흐느꼈다. 그는 즉시 은행에 가서 현찰을 찾아 돈을 돌리기 시작했다. 비밀산타는 이때 태어났다. 한해 최고 8만5,000달러를 나눠주는 그는 99년에는 자신에게 선행을 베푼 식당주인을 찾아 "당시 받았던 20달러는 내게 1만달러와 같았다"며 병든 아내를 둔 은인에게 1만달러로 보답했다.
비밀 산타는 소셜워커, 경찰관, 소방관들이 귀뜸해준 불우한 이웃들을 돕기도 하지만 대개 시내와 식당, 세탁소 등을 돌며 우울한 표정을 지닌 사람들을 찾는다. 한편 LA에는 비밀 산타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선사하는 산타클로스가 있다. 라푸엔테 빈민지역에 거주하는 빅터 아벨라네다는 비밀 산타처럼 부유하지 않지만 이웃 어린이들에게 100달러 지폐에 못지 않는 선물을 주고 있다.
3년전 간경화증 진단을 받아 2년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아벨라네다는 현재 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간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의료진은 내출혈을 일으킬수 있다며 만류하지만 아벨라네다는 산타클로스 차림으로 양로원의 연로자들과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선물을 가져다 준다. 그는 자택 주차장을 이웃 어린이들이 모여 비디오게임이나 당구 등을 즐길수 있는 안식처로 개조하고 선물 살 돈이 없는 가난한 부모들을 위해 산타클로스가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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