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발 테러범 체포사건 계기로 "승객들만 용감해졌다" 불만 고조
9·11 테러사건 이후 여객기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잇따라 발표됐으나 승객들이 용감해졌다는 것 외에는 눈에 띄게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파리발 마이애미행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63편의 승객들은 폭약이 든 구두에 불을 붙이려는 폭탄테러 용의자와 몸싸움을 벌여 그를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테러 용의자와 격투를 벌였던 프랑스 승객 필립 아카(39)는 "일단 범인을 잡았으나 기내에는 그를 묶을 도구조차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승객들이 허리띠를 풀어 테러용의자를 결박했지만 상대가 워낙 거구라 그 정도로는 불안했고, 결국 비행기에 타고 있던 의사들이 연이어 마취제를 놓는 보완조치를 취했다.
승객들은 당시 기내에 에어마샬이 타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읖 표시했다. 모든 항공편에 일반승객으로 위장한 에어마샬을 탑승시키겠다는 발표가 완전히 공수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는 미 전역의 공항에서 이륙하는 여객기만 하루 2만4,000편에 달한다며 현재 에어마샬을 모집해 훈련중이나 수용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달리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아카는 "기내 테러범을 잡는 건 승객들이 해야할 일이 아니다"며 "에어마샬이 없다면 승무원들에게 복싱이나 레슬링 훈련이라도 시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항공사들은 "승무원들이 무슨 기내 시큐리티가드인줄 아느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유나이티드항공사의 한 여직원은 회사측으로부터 "출입문 개폐와 비상기구 사용훈련을 받은 승무원들이 무사해야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해도 신속한 후속조치가 가능하니 절대 위험한 상황에 개입하지 말라"는 훈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테러용의자 제압과 같은 위험한 일은 승객들에게 맡겨두라는 얘기냐는 오해가 나올 법도 하다.
기내에 위험인물을 제압할 만한 비상장비가 전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항공사 관계자들은 "스턴건이라든지 경찰이 사용하는 포박용 나일론 끈의 기내배치를 원치 않는다"고 시인했다. 자칫 엉뚱한 자의 손에 들어가 역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
아메리칸 항공사의 한 조종사는 "여객기 테러방지는 지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승무원들에게 복싱을 가르치는 것보다 승객들의 짐 검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훨씬 나은 대응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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