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가 지도자의 탈출계획 등 전세가 극도로 불리할 경우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미리 세워두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증거를 보면 미군의 신속한 승리 앞에서 빈 라덴 등이 허겁지겁 대피한 것이 아니라 사전 계획을 행동에 옮긴 것이 판명됨에 따라 앞으로 알 카에다와의 싸움도 생각만큼 쉽지 않게 전개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알 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자와히리가 작성한 이 비상계획서는 100쪽 분량으로 ‘알 카에다 조직 전체 또는 일부가 수시간 또는 수일만에 와해될 정도로 군사적으로 위급한 상황이 올 경우 지도부는 탈출해 제3의 시간과 장소에서 ‘지하드’를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요지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비상계획서는 아프간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영국으로 밀반입돼 영국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신문 ‘아샤크 알 아우사트’에 지난달 게재된 자와히리의 저서 마지막 부분에 포함돼 있으며 미행정부 기관인 외국방송정보국(FBIS: Foreign Broadcast Information Service)에 의해 최근 완역됨으로써 전모가 공개됐다.
자와히리는 이 비상계획서에서 ‘비상시 지도부가 탈출해야만 남아있는 알 카에다 대원들이 자신들의 죽음으로 자신들이 싸우는 목표도 소멸된다는 두려움없이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고 싸울 수 있다’고 쓰고 있다.
자와히리가 12월초에 쓴 것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비상계획서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알 카에다 지도부의 생각을 가장 깊이있게 보여주는 문건으로 빈 라덴이나 자신 등 알 카에다 지도부가 미국의 공격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의 대응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이기도 하다.
자와히리는 이 문건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죽는 것이 아니라 생포됨으로써 치욕속에서 동지의 이름을 대고 지금까지 이룩한 투쟁을 스스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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