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깊은 곳에서 예술을 사랑하면 용기도 주어질까. 아프간의 화가 모하메드 유소프 아세피를 보고 갖는 질문이다.
아프간 최고의 화가이자 의사인 아세피가 탈레반 치하에서 했던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아프간 국립미술관에 잠입, 사람·소·말·새 등 생명체를 그린 걸작에 수채화 덧칠을 하는 것이다. 생명체를 사진이나 그림에 담는 것을 철저히 금했던 탈레반 정권이 예술적 가치를 불문하고 이 같은 그림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새들이 날아다니는 그림이 있으면 하늘이나 구름으로 덧칠을 하고, 말이나 소가 들판에서 떼지어 뛰노는 그림이 있으면 우거진 숲을 만들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밤이라고 골라 덧칠 작업을 하던 아세프는 예고 없이 박물관에 나타나는 탈레반 관리들을 피하기 위해 몸을 숨기기도 했다.
아세피가 이 일에 착수한 직접적 동기는 지난해 3월 탈레반이 회교 모독이라며 3, 5세기에 100피트 이상으로 만들어져 고대의 불가사의로 꼽히던 바미안의 석상 2개를 폭파한 후 곧 바로 카불 박물관의 불상도 파괴하기 시작한 것. 다음은 국립박물관 차례임을 직감한 아세프로서는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었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쓴 아세피의 결단으로 보존된 아프간 최고의 회화가 80여점이라니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만 하면 되는 예술가는 그나마 행복한 처지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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