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가 정(情)이 아닌가 싶다.
정은 남녀간의 애정은 물론 친근한 마음과 미워하는 남까지도 염려하며 헤아리는 마음이 함축된 것으로 영어 단어로 번역할 수 없는 한민족의 고유 특성이 담긴 말이다.
일부 한인 1.5세와 2세들은 정을 바탕으로 한 양보의 미덕을 가르치는 부모의 지도를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 충돌을 빚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그 정서를 받아들여 부모를 이해, 정을 가진 한민족의 후예로 뿌리내리게 된다고 결론짓기도 한다.
2002년을 시작하는 1월 상반기 동안 한인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따뜻한 한인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사례가 발견됐다.
9.11 테러 당시 2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죽어가는 사람을 찾아가며 도움을 준 메트로케어 앰블런스사의 김형기씨, 민성식 추방 구명운동에 참가한 4,000명의 한인들, 혼자 살아가며 새로운 인생을 결심한 써니 황을 돕겠다고 나서는 한인들, 한 외신에 실린 한인 홈리스 사진을 보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물어오는 독자 등.
이중 9.11 테러 발생 3개월이 지나서야 월드트레이드 센터에서 죽어가는 소방관을 살린 주인공으로 확인된 김형기씨는 한인의 위상을 드높인 영웅중의 영웅이 아닌가 싶다.
1.5세로 영어는 물론 한국어도 유창한 김형기씨는 아직도 자신이 위험을 무릅쓰고 무너지는 월드트레이드 센터에서 남을 돕는 일을 자신이 마땅히 했었어야할 일이라고 여기는 겸손한 마음을 보이고 있다.
주머니에 물과 캔디를 넣고 10여시간동안 테러 발생지에서 다친 피해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또 다른 피해자를 돕기 위해 파편이 난무하는 암흑속에서 뛰어다닌 그는 한인이기 때문에 정에 약하다고 한다.
맨하탄 레녹스 힐 병원에서 한인 여아의 탄생 소식과 함께 시작된 뉴욕시 2002년 한해는 한인들이 정으로 똘똘 뭉쳐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서로 돕는 일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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